밀레니얼을 위한 사회적 아나키스트 이야기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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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을 위한 사회적 아나키스트 이야기
저자 박홍규/ 틈새의 시간 출판

저자인 박홍규 교수는 유명 유튜브 방송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당시 조지 오웰의 책을 소개하며 아나키스트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것을 인상 깊게 본 적이 있다. 그 당시 저자에 대한 나의 인상은 오랜 시간 대학에서 교편을 잡아온 한 지식인이 권위를 내려놓고 문학과 아나키스트에 대하여 솔직한 의견을 펼치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주저 없이 읽어보게끔 나를 이끌었다. 저자의 말에서 저자는 한국의 강고한 권력주의, 정부주의, 국가주의를 보면서 이러한 세태를 전면 부정하는 아나키즘에 대하여 열 명의 대표적인 아나키스트 대가의 생각을 지금의 MZ 세대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아나키스트라는 단어는 사전에서 찾아보면 무정부주의자라고 흔히 설명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아나키스트가 단순히 무정부주의자라고 해석되는데 반대한다. 그 대신 아나키스트는 무 노예 주의이며 어떤 권력에도 복종하지 않으므로 불복종 주의라고도 할 수 있고, 권력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아나키스트가 지향하는 바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자유, 자치, 자연의 삼자 주의라고 미리 알려둔다.

세계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많은 국가의 가치기준이 경제적 풍요에서 삶의 질 쪽으로 옮겨가는데 이 한국의 가치기준이 아무리 잘 살아도 삶의 질 쪽으로 옮겨가지 않는다고 한다 29p
생각해 보니 한국 사회는 어느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고 해서 이제는 삶의 질에 집중하자는 사람을 많이 보지는 못한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죽을 때까지 써도 다 쓰고 죽지 못할 것 같은 재산을 축적했음에도 만족하기는커녕 더 가지려고 다투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그것이 결코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 저자는 이것은 한국 사회의 마음의 습관이 기본적으로 평등주의가 아니라 불평등 주의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한다. 이 책은 대표적인 아나키스트 열 명을 실었지만 이 책에 실린 아나키스트들을 다른 책들에서도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보았을 법한 사람들로 낯설지가 않다. 이들을 아나키스트라는 한 범주에 담았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따로 떼어 읽는 것 또한 재밋거리가 될 것이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고 비슷한 듯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는 것이지요.

아나키스트는 무정부 주자는 아닐 수 있으나 결국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는 결론입니다. 저는 고드윈의 93페이지의 글이 인상 깊게 느껴집니다. "물리적 평등에서 도덕적 평등이 나오므로 인간은 서로를 동등하게 배려해야 하며 한 사람에게 바람직한 것이 모두에게 바람직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저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나키스트인 것은 분명하다. 책에도 나왔듯이 저자는 "노동자가 톨스토이를 읽고 베토벤을 들으며 반 고흐를 감상하면서 스스로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며 그림을 그리는 세상을 꿈꾼다"라고 했다. 아나키스트를 잘 몰랐지만 이 책을 일고 이들이 꿈꾸는 세상, 이들이 지향하는 세상이라면 한번 살아볼 만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자유와 평등을 꿈꾸고 진정한 자기 행복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방에 넣고 다니며 읽고 싶은 아나키스트 페이지를 열어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책을 다 읽고 아나키스트들을 한 명씩 따라가 본다면 독자는 어느새 한 뼘 더 성장한 지식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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