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감사는 늙지 않아 - 글 쓰는 71세 환경미화원 할머니의 일상과 행복 나눔
정연홍 지음, 백미정 기획 / 대경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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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나의 감사는 늙지 않아/ 정연홍 지음/ 대경북스

연홍이라는 저자님의 이름이 본명인지 필명인지 모르겠으나 들어가는 글을 겨우 읽었을 뿐인데 너무 고운 이름이라고 생각되었다. 나이가 삶을 감사하게 만드는 것일까? 문장 하나하나 어디에도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다. "글 쓰고 책 내는 것이 흘러갔던, 흘러가고 있는, 흘러갈 내 인생에 명확한 점하나 찍는 일이다"4p라며 담담하게 적어내는 겸손함까지 인생 선배의 글을 정신 바짝 차리고 읽어보아야겠다.

"엄마와 싸웠던 일, 웃었던 일, 울었던 일이 떠오르지 않았다. 슬프고 화나는 일도 좋으니 퍼뜩 떠오르는 순간들이 있으면 좋겠다" 31p

정작 사는 동안 스쳐가는 순간에는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처럼 늘 뒤늦게 깨 닿고야 만다.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꽃, 보면 볼수록 또 보고 싶은 꽃,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예뻐지는 꽃,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이 마음이 넉넉해지는 꽃, 울어도 예쁘고, 똥을 싸도 예쁘고, 떼를 써도 예쁜 꽃, 그 꽃은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60p

글을 읽고 있으면 아이들 옆에서 아이들이 너무 예쁜 나머지 어쩔 줄 모르는 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느껴진다. 이 책은 한편의 글이 끝날 때마다 의미 있는 인용구와 물음표를 넣어 이야기를 읽고 난 후에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환경미화원이라는 일은 추울 때 더 추운 곳에서 일하고 남들은 자는 시간에 일을 시작하고

더러운 것들을 치워야 하는 힘겨운 일이다. 일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된 노동은 사람의 감정 또한 피폐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쓴 글에는 삶을 비하하거나 원망하는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별일 없는 소소한 일상이 모이고 모여 삶의 공간이 채워지면서 작은 행복들이 많이 쌓이면 그것이 진정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보여준다. 지금 인생에 거창한 의미를 찾다가 공허해진 사람들이라면 주저 없이 이 책을 꺼내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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