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 자폐인이 보는 세상은 어떻게 다른가?
조제프 쇼바네크 지음, 이정은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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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한 드라마에서 자폐를 가진 여주인공이 나온 드라마가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물론 이 책이 그 시기를 맞추어 출간한 것은 아니겠으나 베스트셀러가 주류인 독자의 이목을 조금이라도 끌어내는데 큰 몫을 했을 것이란 생각이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자폐라는 것이 자기만의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도 자폐의 정의 중에' 마음의 감옥', '텅 빈 요새'라는 비유가 있다고 했다. "본론을 말하자면, 사람들이 지닌 마음의 감옥이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지 생각해 봤다. 자신은 완벽하게 정상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다.". 120p

"내면의 삶을 지녔다는 사실이 문제 되거나 염려 거리라고 생각할 수 없다. 염려 거리는 불행히도 그보다는 외적인 삶에 있다."122p 라는 문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우리가 완벽하다는 정상인의 범주는 세상에 보편적인 삶을 살고 있는 대다수의 숫자일 뿐이지 그것이 완벽하게 정상 이라고는 할 수 없고 자폐라는 것이 그 대다수의 범주에 들지 않을 뿐인 것이다. 즉 숫자적으로 열세인 것이지 정상이 아니라고 말해서는 안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확실한 것은 우리들의 규칙이라는 것이 자폐라는 특수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서로 다르게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그런 원리를 모르기 때문에 자폐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인가 보다.

저자는 잘못된 진단으로 정신과 치료를 오랜 시간 받았다고 한다. 그중 어떤 것은 실험에 가까웠고 그다지 효과는 별로였다. 저자가 말했듯이 "결국 모든 사람은 자폐를 지녔든 아니든 유일한 존재다. 우리는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과 성격을 지녔다." 116p 저자는 독서의 세계에도 푹 빠져있는데 여기 독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공감 가며 나누고 싶은 말이 있다. "책의 내용 중 무엇을 이해했고 무엇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지금 특정하기 어렵다.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닐 수 있다. 완벽하게 이해하는 책만 읽어야 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읽지 못할 것이다. 독서를 하면서 느끼는 적당한 어려움은 인간을 형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177p 이 글은 이 책을 읽고 있는 나 자신에게도 적용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의 어떤 부분은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며 자폐라는 것에 대해서도 완전히 이해하기란 힘들겠지만 이러한 어려움은 말 그대로 인간을 형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일 것이다. 자폐라지만 수학과 역사를 좋아하고 10개국어에 능통한 철학박사는 오히려 천재에 가깝다. 자폐라는 그만의 공고한 성벽은 그의 천재성을 깨울 수 있는 좋은 환경이었던 것 같다. 적어도 이 책은 자폐가 특정 질병이 아닌 각자의 세상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단지 보통과는 조금 다른 세상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것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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