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일의 겨울 사거리의 거북이 10
자비에 로랑 쁘띠 지음, 김동찬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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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 갈샨이 153일 할아버지와 같이 지내며 읽어드린 책 '노인과 바다'. 태어나서 한번도 바다를 본 적도 없고 '대양'이란 말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광야에서 양 떼를 돌보며 검독수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바이타르 할아버지와 배 한 척에 몸을 싣고 커다란 물고기를 잡고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산티아고 할아버지는 왠지 닮았을 거 같다. 절묘한 조화다. 

"하지만 바이타르, 우리가 중세를 살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이 시대 우리의 사명은 이 나라를 현대화는 것이에요. 갈샨 또래의 세대가 기술자나 의사,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도록 우리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요. 조금만 있으면 우리 중학교에도 컴퓨터가 들어올 거예요. 그런데 어르신은..... 어르신은 검독수리 사냥이나 가르친단 말이에요? 그 낡은 재주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것을 알고 계시기는 한 거예요? 그런 바보 같은 일에 갈샨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단 말이에요! 배울 수 있을 때 배워야 하고 갈샨에겐 바로 지금이 그때란 말입니다."   

누구에게는 소중하고 누구에게는 소중하지 않는 시간이 있을까? 나는 매일 우리집 아이들에게 귀하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라고 얘기한다. 그런데 그 말투가 마치 교육감독관 같이 의사나 검사가 되라는 것 같아 미안해진다.  

갈샨은 '153일의 겨울'동안 무엇을 배우고 깨달았을까?  가족의 소중함, 할아버지의 사랑, 두려움과 추위, 재무쇠와 쿠다야 어르신과의 추억... 책을 읽었는데 영화를 한 편 본 것처럼 눈에 선하다. 저 멀리 양들이 보이고 하늘에는 검독수리들이 날아다니고 서로를 기댄 할아버지와 손녀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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