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저리 클럽
최인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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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고 멍청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 머저리.

중학생 때 큰언니가 읽던 <병신과 머저리>를 보고 무슨 소설 책 제목을 저렇게 지었나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중학생인 내 또래에게는 '머저리'라는 말은 큰 욕설이었으니...

최인호의 <머저리 클럽> 책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다.

​표지의 그림을 보고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어떤 이야기 일까하고 호기심에 책을 펼치니 6명의 남학생들이 펼쳐나가는 학창시절의 이야기다.

나의 학창시절보다 훨씬 더 이전의 이야기지만 옛 영화,옛 드라마에서 본 듯한 장면들이 연상되어 공감하며 읽었다.

남학생들의 이야기라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의 학창시절이 문득문득 생각나기도하고, 어릴 때 아버지,삼촌들에게 들었던 그들의 학창시절도 그러했으리라 생각하며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주인공들이 교복을 입고 다정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한 표지를 보니 70년대에 고교 영화,하이틴 영화에서 보았던 장면들도 생각났고, 빡빡머리에 검은 색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어울려 찍었던 아버지의 빛바랜 사진 속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찡하기도 했다.

지금과는 조금 다른 말투, 촌스러운 듯한, 낯간지러운 대화들에서 과거의 순수했던 학교와 학생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초등학생이었던 7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는 동안 6명의 머저리들은 우리 아버지가 되었다가 샛별회 여학생들은 우리 엄마가 되었다가...

​꿈이 많았지만 좌절 또한 많아 힘이 들었던 나의 학창시절. 그 때는 그 시절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지 느끼지 못하고 얼른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많지만, 지금 생각하니 모든 것이 미숙했던 그 시절이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몇몇 친구들과는 지금 소식이 끊어졌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는, 그래서 더 즐거웠던 그 시절. 나의 학창시절도 동순의 학창시절처럼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머저리 클럽> 은 아련한 추억 속으로 빠져들기에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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