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딴따라다 - 송해평전
오민석 지음 / 스튜디오본프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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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연예인을 딴따라로 부르며 '연예인'을 낮잡아 이르곤 했지만 요즘엔 장래희망으로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도

많고, 연예인의 위상이 예전보다는 확실히 많이 올라간 듯 싶다.

<나는 딴따라다> 의 책의 표지와 띠지에는 조금은 슬픈 듯한 표정과 환하게 웃는 모습을 하고 있는 송해 선생님의

모습을 보기 전 제목만 먼저 들었을 때는 2012년 딴지일보의 문화 부문 팟캐스트 방송을 말하는 것인 줄 알았다.

 

요즘은 '국민 MC' 하면 유재석을 많이 떠올리지만, 어쩌면  '국민 MC' 의 원조는 송해 선생님이 아닐까 싶다.

 

 

 

 

그도 그럴 것이 34년째 일요일 아침에 만날 수 있고 몇 전 부터 흥행하고 있는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이자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KBS 전국노래자랑을 송해 선생님은 28년째

단독으로 이렇게 오랫동안, 지금도 건강한 모습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시니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 우리 할머니는 늘 일요일 아침만 되면 하시던 일을 다 멈추고 전국노래자랑에 빠져들어서 출연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고는 하셨던 기억이 난다.

전국의 괴짜 출연자들이 나와 웃음을 주고, 진행자이신 송해 선생님은 출연자가 권하는 각 지방의 다양한 특산물 등

먹거리들을 드시기도 하고, 간혹 출연자들에게 용돈도 주시는 모습, 호탕하게 웃는 모습에서 선생님의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이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시인이자 영문학자인 단국대 오민석 교수가 송해를 1년여 동안 밀착 취재하며 집필한 책으로 그 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송해 선생님의 일대기를 담은 송해의 생애 최초의 평전이다.

하지만 개인의 에피소드에만 그치지 않고 격동의 한국 근대사 속에서의 아픈 기억들, 전쟁과 분단, 이산가족으로서의

애끊는 삶과 대중문화 종사자의 불안하기만 했던 삶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송해'라는 캐릭터는 어떻게 살아 남았으며,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와있는지도 알 수 있는 책이다.


송해..하면 다들 어찌 저 연세에도 저리 건강하실까 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나도 사실 송해 선생님의 넘 정정한 모습에 그리 연세가 많은지 처음에는 잘 몰랐었다.

언제가 보았던 TV프로그램에서 장수 아이콘 송해 선생님의 건강 비결을 본 적이 있는데, 왠만한 거리는 자가용보다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거나 걸어다니신다고 하시니 고령에도 건강한 이유가 다 있는 듯 싶었다.

해주음악전문학교(現 평양 음악대학) 성악과 출신의 엘리트였고, 6.25 동란으로 인해 어머니와 생이별하고 피난선 위에서 송해(宋海)라는 이름으로 개명한 이야기와 한국전쟁의 휴전 협정을 알리는 모스 부호를 날린 당사자라는 사실에 놀랍기만 했다.

내가 돌아가신 울 어머니를 그리워하듯 송해 선생님 역시 전쟁으로 인해 생이별한 어머니와 28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잃은

사랑하는 아들을 가슴에 새기고 그리움으로 지금껏 눈물의 삶을 살아오셨다고 한다.

사고 현장의 목격자가 있어 아들을 치고 달아난 뺑소니범을 찾을 수도 있을텐데, 그 사람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고 나쁜

일로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며 추적을 포기했다는 대인배의 모습에 숙연해지기도 했다.

송해 선생님이 그동안 푸근한 동네 할아버지같은 이미지였다면 이 책을 통해 느낀 것은 정이 많고 사랑이 넘치지만 원리원칙에 충실하고 완벽을 지향하는 진정한 대중예술가가 아닌가 싶다.

부디 계속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우리 곁에 남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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