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줏가를
올리고 있는 차승원이 주인공 광해군 역을 맡아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
'화정'.
처음부터 보지는
못했지만
2~3회를 잠깐 본 적이 있기에
드라마와
같은 제목의 책으로 만난
<화정> 은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거나
드라마
대본을 기본으로 출간된 소설인 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보니 17세기
조선시대의 정치와 사회상을
그린
역사책이다.
조선시대 임금 중
연산군과 더불어 폭군으로 알려진 광해군.
그동안 광해군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영창대군,인목대비,인조는 잘 알려져 있어
내 기억
속에서도
많이 남아있는 반면 정명공주는
그저
선조가 늦은 나이에 본 늦둥이 공주이며, 어머니는 인목대비이며, 영창대군의 누나
정도로만 알려져 있어 자세한 그녀의 삶에
대해서는
잘 몰랐었다.
드라마를 잠깐
보면서 화정(華政)이 무슨 뜻일지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 궁금증이 풀렸다.
‘화정’ 은
정명공주가
어머니
인목대비와 함께 서궁 유폐되었던 시절에 남긴
글씨로 정치 투쟁의 냉엄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살았던
정명공주가 남긴 처세훈이라고 한다.
‘화정(華政)’에서 화(華)는 꽃
혹은 빛을 의미하고, 정(政)은 다스림을 의미하며, 화려한 정치’ 혹은 ‘빛나는 다스림’
으로
해석될 수
있어 조선의 역사를 비추어 보는 거울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정명공주가
조선
최고의 여성 서예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화정>은
선이 굵고
힘이
넘치는
대작으로
필력과 결구의 세련미로 보아 환갑을 전후한 시기에 썼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고 한다.
드라마에서는 어린
정명공주가
광해군을 피해 도망가다가 일본 노예선에 잡혀 일본 광산에서
일하는 노예로 전락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는 어머니 인목대비와 함께 서궁에
유폐되어 죽은 것처럼 수년을 지냈다고 한다.
인조반정이
일어나면서 인목대비와 정명공주는 복권되어 창덕궁으로 돌아오고
혼기를 놓친 정명공주는 세 살 아래
홍주원과
결혼하게 되고
인목대비의 사랑과 인조의 시혜로
넓은 땅을
하사받는 등 엄청난 호사를 누렸지만 인목대비가 죽고
나서
발견된
백서(帛書)로
인해 자신을 저주한다고 믿은
인조의
의심병으로 다시 숨을 죽이고 침묵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정명공주는 선조
시대에 태어나 광해군,인조,효종,현종,숙종 여섯 임금 시대를 살아가며 임진왜란,인조반정,두 차례의
호란을 겪는 등
역사의 회오리
속에서 83세에 파란만장을 삶을
마감하는데, 당시로는 정말 장수했기에 조선시대 공주
가운데 가장 장수했다고
한다.
저자는 여러 번에
걸친 외침과 내란, 옥사로 이어진
17세기의 격랑을 지혜롭게 무사히 헤쳐나온 정명공주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정명공주의
빛나는
자기 다스림을 현재 우리의 삶에 적용한다면 아마도 더 행복하고 만족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화정>은
지루하기만 한 역사책이 아니라 17세기 역사를 개괄적으로 잘
설명해주고 있어 17세기 조선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한창 방영 중인 드라마 <화정>과 함께 비교하며 읽으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