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시간은 흐른다 문학의 즐거움 48
후쿠다 다카히로 지음, 김보경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사람이 내 곁은 떠난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이별의 준비도 할 사이 없이 갑작스럽게 내 곁을 떠난다면, 그런 일을 어릴수록 겪는다면 그 충격을 더 클 듯하다.

처음으로 내가 기억하는 가까운 주위 사람의 죽음은 여고 시절 같은 반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불의의 사고를 당해

우리 곁을 떠난 일이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수업이 끝난 후 하교했던 친구는 다음 날 교실로 영원히 돌아올 수 없었다.

반 친구들과 난 친구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오열했었고, 우리 반 교실의 친구 책상 위에 한동안 국화가 올려져

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들의 시간은 흐른다>는 친구의 죽음을 겪은 후 그 충격을 극복해나가는 6학년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울 아이도 6학년인지라 우리 아이라면 어땠을가 싶은 마음에 더 관심있게 읽게 되었다.

쾌활하고 엉뚱하지만 사려 깊은 성격으로 모든 반 친구들에게 인기있던 타쿠야가 바닷가에서 행방불명이 되고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자 반 아이들은 충격과 슬픔에 빠지게 된다.

아직은 어린 나이인데, 매일 가까이에서 보던 친한 친구의 죽음을 맞은 아이들의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이야기는 6개의 작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타쿠야의 반 친구들과 담임선생님이 각각의 화자가 되어 타쿠야가

죽고 난 뒤 벌어진 여러 사건과 상황을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타구야의 바로 뒷자리에 앉았지만 타구야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노리코는 타쿠야의 죽음으로 인해 죽음을 더욱 두려워

하게 되고, 단짝 타쿠야를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삼총사 카즈마, 마사오미, 히로키의 화보집 이야기, 타쿠야를 짝사랑

사유리와 타쿠야의 소꿉친구 후미 이야기, 모범생 반장 사노 이야기, 테니스를 치며 우정을 쌓은 무라키 이야기, 마지막

으로 담임 선생님의 이야기까지...

친구를 잃었지만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아이들은 타쿠야에 대해 저마다 다른 추억을 간직한 채 안타까운 이별을 준비

하는 모습에서 타쿠야의 죽음에 의연한 척할 수밖에 없는 담임 선생님보다 오히려 아이들이 친구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이겨내려고 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의젓하게 느껴졌다.

타쿠야의 책상을 없애려고 하는 선생님에 반대하며 타쿠야의 책상을 지키려는 반 아이들의 모습에서 세월호 사건으로

친구를 잃은 단원고 학생들도 역시나 똑같이 친구들의 책상을 지키려 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시간이 얼마나 흐르면 친구의 죽음을 잊을 수 있을지, 우리들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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