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책 표지에 저자가 분명 한국인 이름인데, 번역자가 있어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저자가 일본 규슈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 출신이라니 번역자가 있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저자는 재일 한국인 최초로 도쿄대학 정교수가 되고, 재일 한국인 최초로 세이가쿠인대학 총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제법

유명한 분인 듯 싶다.

재일 한국인 2세로 태어나 국립대학 도쿄대학의 정교수, 타 대학의 총장까지 역임하면서도 귀화하지 않고 한국 이름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고, 일본에서 비판적 지식인, 교수,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니 대단한 분인 것 같다.

<마음>은 다양한 인문서와 에세이를 펴내면서 일본 사회의 비판적 지식인으로 주목받아온 저자가 펴낸 첫 소설이라니

내용이 궁금했다.

처음엔 <마음>이라는 제목만 보고 인간의 심리나 심리상담을 다룬 책인 줄 알았는데, 아들의 죽음과 함께 동일본 대지진

으로 수많은 죽음을 접하면서 느낀 죽음과 삶의 관계를 깊숙하게 다룬 책이었다.

 

작품을 읽으면서 소설이지만 저자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수필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건 아마도 작품 속에서 저자가 그의 이름 그대로 등장하고 게다가 저자의 아들과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이 등장하여 그런게 아닌가 싶다.

절친한 친구의 죽음으로 혼란스러워하는 대학생 ‘니시야마 나오히로’가 작가이자 선생인 ‘강상중’에게 이메일을 보내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이야기 중간중간 그들이 주고 받는 이메일이 인상적이었다.

나오히로는 스무 살 무렵에 백혈병으로 죽은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삶과 죽음의 문제를 두고 혼란스러워하다가

무작정 강상중 선생에게 고민을 털어놓게 되고, 아들이 죽은 개인적 아픔을 지니고 있었던 강상중 선생은 아들을 떠올리며

정성을 다해 그에게 정성스런 답장을 한다.

나오히로는 죽음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 동일본 대지진 때 바다로 휩쓸려간 시신을 찾는 자원봉사에 뛰어들고, 선생은

그와의 새로운 유대관계를 통해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작품 속 강상중 뿐만 아니라 주인공 나오히로 역시 실제 인물이라는데, 저자가 재직하는 대학의 졸업생으로 실제로 쓰나미

피해 현장에서 주검을 인양하는 자원봉사자로 일한 실제 모델이자 2009년 숨진 강상중 저자의 아들과 같은 이름이라니

조금 놀라웠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과 슬픔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일일 것이다. 내게도 25년 전 아픔이 아직도 채 가시지 않은 것을 보면...

동일본 대지진 사건으로 바다로 휩쓸려간 시신을 찾는 나오히로를 보며 지난 4월에 있었던 세월호 침몰 사건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대지진으로 목숨을 잃어버린 사람들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아픔과 사연을 잘 담아내고 있어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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