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멸치와 일기장의 비밀 - 남해 죽방렴 이야기 한국의 재발견 2
최은영 지음, 양상용 그림 / 개암나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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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멸치와 일기장의 비밀>을 처음 만나고 울 딸이 제목이 뭐 이렇냐고 웃는다.

멸치가 왜 미운건지 웃기단다.ㅎㅎ

십여년 전 쇠고기보다 더 비싼 맛있는 멸치라고 지인에게 선물 받아 처음 알게 된 죽방멸치.

처음엔 죽방멸치가 뭔가 했는데, 옛날부터 남해안 지방에 대대로 내려오는 죽방렴이라는 멸치잡이 방식으로 잡은

멸치가 죽방멸치라고..

<미운 멸치와 일기장의 비밀> 은 오랜 세월동안 대대로 죽방렴을 이어온 경상남도 남해군 지족 해협을 배경으로 가족의

화합과 친구 간의 우정을 담은 이야기다.

직접 체험을 하지 못했지만 죽방렴을 아직도 이어가고 있는 남해의 지족해협에 가본 적도 있고, 통영 수산과학관에서

죽방렴 방식으로 멸치를 잡는 모습을 재현한 것을 본 적이 있는지라 아이도 나도 흥미읽게 책을 읽었다.

 

주인공 은수는 엄마를 잃고 그 상실감을 잊어버리려는 듯 갑자기 할머니 고향 남해에서 멸치잡이를 하겠다는 아빠를

따라대전에서 남해로 이사를 온다.

살던 곳과 정든 친구들이 그립기만 한 은수는 낮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방렴에만 정신이 팔린 아빠와 할머니가

못마땅해서 학교에서 심술을 부리기만 하는데...

왜 제목에 미운 멸치가 들어갔는지 알 것 같다.

어느날 어장막 청소를 돕던 은수는 일기장으로 보이는 오래된 종이 뭉치를 발견하게 되는데, 거기에는 김이쁜이라는

할머니의 이름이 쓰여있는데, 그 일기장의 주인은 일본 아이 미야코.

미야코는 일제 강점기때 죽방 멸치를 비롯해 남해안의 수산 자원을 수탈하고자 일본에서 파견된 관리의 딸로 조선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일본인 아버지가 하는 일 때문에 불가능해지자 조선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죽방 멸치를 몰래 빼돌려 조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는데..

일본인 아버지에게 심하게 얻어맞고 어장막에 갇혔다가 결국 병을 얻어 죽었다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처럼

외로웠을 미야코가 안쓰럽기만 하고, 일기장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 은수는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애쓰는 아빠를

이해하게 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게 된다.

할머니와 미야코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와 은수와의 이야기가 묘하게 어울어져 있어 이야기가 한층 흥미진진했다.

 

저자는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만 들려주는데 끝나지 않고 책 뒷부분에 '세계에서 유일한 원시 어업 죽방렴 이야기' 를

수록하여 우리 전통문화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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