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와 바나나 테마 소설집
하성란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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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와 바나나> 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소재로 한겨레출판 문학 웹진 ‘한판’에 연재했던 단편들을 묶어 만든

두 권의 테마 소설집 중 하나이다.

요 근래에는 장편을 많이 읽었던지라 13가지나 되는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은 단편들을 모은 책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13명의 작가들을 살펴보니 작품을 이미 읽어 보아서 이름이 낯익은 작가도 있는 반면 이름이 낯선 작가도 보인다.

처음엔 역사적 사건이라고 해서 우리가 흔히 역사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삼국시대, 고려, 조선 시대를 말하는 것인

알았는데, 책을 펼쳐보니 그게 아니었다.

하긴 어쩌면 역사라는 건 오늘이 아닌 바로 어제도 흘러간 역사가 아닐까 싶다.

 

내가 알고있는 사건들을 다룬 이야기는 술술 읽힌 반면, 잘 알지 못하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는 좀 더디게 읽혔다.

그래서 13편을 읽어내려가면서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었기에 책 뒤에 실린 문학평론가 박진이 쓴 해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과거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우화적이고 풍자적인 수법과 각기 다른 상상력으로 그림으로써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고 한다. 

그가 “작가들은 역사적 사실의 권위에 짓눌리지 않고 상상력의 무한한 자유를 누리며 사실의 역사가 아닌 가능성의

역사를 썼다” 고 하니 꼭 현실과 허구를 구분짓는 일은 부질없는 일일 듯 싶다.  

13명 작가들의 다양한 나이처럼 이야기 속에서 다루는 시기와 대상 인물이 제각각이지만 모두 역사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과 상상을 하게 하여 그 시대의 인물이나 사건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인상 깊었던 작품은 강병융의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였는데,  MB 정권 시절의 촛불

집회 현장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요즘 유행하는 말로 웃픈 이야기이다.

이야기 아래에 달린 모든 각주가 각종 신문 이름들로,중요한 구실을 하는 독특한 이야기이다.

13편의 짧은 글이지만, 모두 우리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하고 있어 작가가사회와 우리 자신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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