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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연습 ㅣ 문학의 즐거움 45
린다 몰라리 헌트 지음, 최제니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연습은 보통 학문이나
기예 따위를
익숙하도록
되풀이하여 익히는 것을
말하지요?
평소에 좋은 부부, 좋은 부모가 되는 법,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는 진정한 가족이 되는 것도 연습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결혼을 하고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곤
했었어요.
가족으로 보이는 5명의 사람들
앞에 캐리어을 끌고
기린 인형을 들고 서 있는 여자 아이의 뒷모습이 인상깊은 책
가족연습.
책을 읽기 전 표지로만 짐작해보면 가족연습이란 어쩌면 이 여자 아이가 5명의 가족 구성원과 하나의
가족이 되는
연습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가족 연습은 우리에겐 조금 생소한 가정위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가정위탁은 아직 내 주위에서는 보기 드문, TV프로그램에서나 가끔 보던 것으로
친부모가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상황일 때, 친부모와의
생활이 불가능한 아동에게 장기간 또는
단기간 다른 곳에서 신체적 보호와
가정환경을
제공해주는 길러주는
것을
말하지요.
가족 연습은 주인공인 12살
소녀 칼리가 위탁 가정'에 가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도박으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에서 가난하게 자란 칼리는 새아버지의
폭력으로 불미스러운 사고가 생기면서 엄마와
떨어져 위탁 가정인 머피 가족의 집으로 가게 되는데요.
이야기는 칼리가 사회 복지사와 함께 위탁가정으로 가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칼리의
생각을
통해 칼리가 왜 위탁가정으로
가야만 했는지, 가기 전에는 어떤 생활을 했었는지, 칼리가 머피네집에서
생활하면서
그 가족들을 보면서 예전 칼리의 생활모습이 대조적으로 나와서 칼리의 마음을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아요.
나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내가 낳지도 않은 아이를 입양하거나 위탁하여 키우는 분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는데요.
반대로 위탁되는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한창 사춘기일 때는 자신의 친부모에게도 반항을 하며 거친
언행을
일삼는 경우도 많은데, 남에게는 어떻해할까 싶기도 합니다.
가족이 아니고 남이니 오히려 더 예의를 지킬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어릴 적 칼리와 같은 아픔이 있었던 머피 부인은 따뜻하고 헌신적인 사랑으로
칼리를
기다려주고, 염려해주지만,
자신이 살던 환경과 너무도 다른
모습이 그저 낯설고 불편하기만 한 칼리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나는 뒤로
물러섰다.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아팠다. 그 사실이 나를 더욱 두렵게 했다. 왜 나는 행복한 일 앞에서는
약해지고, 불행한 일 앞에서는 더
강해지는지 알 수가 없었다. - 본문 245쪽
겨우 12살 밖에 되지 않은 칼리가 겪었을 혼란과 고통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하지만 머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진심을 점점 알게되고, 자신처럼 가족으로 인한 상처를
지닌
친구
토니를
만나게되면서 칼리는 점점 마음을 열고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되지요.
무엇이 까칠했던 카리를 바뀌게 했을까요?
그것은 아마도 위탁 아동이라는 편견없이 애정을 다하여 칼리를 따뜻하게 감싸준 머피 가족들의 노력때문이
아닐까요?
아마도 주변을 돌아보면 또 다른 칼리, 머피 가족이 있을텐데, 과연 나는 머피부인처럼 따뜻한 손을
내밀어줄 수 있을지...
내게 그런 용기가 있을지 생각해봅니다.
어려움에 닥친 아동이 있을 때 이 사회에 다른 가족의 역할, 또 다른 부모의 역할을 해 줄 머피 부인과
같은 다정한
이웃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