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의 저자 권비영이 5년 만에 출간한 소설이라 하여 책을 만나기 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은주를 만났어요.
책을 보자마자 무표정한 듯하면서도 오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과연 그 여인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 걸까요?
표지를 보니 몇 년 전 덕혜옹주를 읽고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새삼 나면서, 왠지 덕혜옹주를 다시 만난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저자의 덕혜옹주 소설 덕분에 그동안 사람들에게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덕혜옹주의 삶이 더 많이 부각되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우연한 기회에 권비영 저자의 초청 강연회에 참석하는 행운도 있었기에 저자의 팬이 되었지요.
이 책은 부모의 폭력과 폭언을 견디다 못해 가출한 주인공 은주가 타인과의 소통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스스로의 반성과
통찰의 시간을 보낸 후 상처와 아픔을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기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에 더 관심을 두고
읽게 되었어요.
각종 매스컴의 보도로 많이 들어왔던 가정폭력 이야기, 가족 해체,개인주의, 이기주의, 다문화에 대한 이야기 등을 담고
있기에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한 사회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책을 읽는 동안 은주는 나의 딸, 어쩌면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그냥 평범한 우리의 딸인 듯 싶어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되었답니다.
주인공 은주는 논술 학원을 운영하며 일주일에 한번씩 다문화 센터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낯선 문화에 적응하며
애쓰는 이들을 돕는데 앞장 설만큼 언제나 친절하고 온화한 듯 보이지만, 그녀의 내면에는 폭력에 대한 공포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지요. 터키에서 유학 온 에민은 그런 은주에게 한글을 배우며 둘은 서로 사랑하게 되지요.
하지만 둘의 사랑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은주는 부모의 폭력을 더이상 참지 못해 먼 곳으로 몸을 숨겼지만 다시
엄마의 손에 이끌려 집으로 끌려오게 되자 다시 한번 집을 나가기로 결심하고, 무작정 에민의 고향인 터키로 향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