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릴 때만해도 아빠들은 아들을 선호하고 좋아하는 경향이 많았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딸바보'
아빠들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
예전에는 가부장적이었던 아빠들의 모습이 어느 날인가부터 점점 자상하고 다정다감하게 바뀌어서 그럴까?
TV예능에서도 딸바보인 아빠들의 모습이 많이 나오고, 광고에까지 등장하는 것 보니 아빠들의 '딸 사랑' 은
끝이 없는 것 같다.
하긴 우리 집에도 딸바보 아빠가 있긴하다.ㅎㅎ
딸만 둘을 키워서 그런지 남편의 딸에 대한 사랑은 아주 유별하다.
하지만 책 제목처럼 아빠는 우리 딸들에게 첫사랑이었지만, 딸들이 커가면서 조금 바뀐 듯하다.
이젠 아빠에게 딸은 짝사랑이 되었다.
딸내미들의 변심에 무지 섭섭해하는 울 남편..^^;;
제목이 참 인상적이었던 모든 아빠는 딸들의 첫사랑이었다는 제일기획, TBWA 등에서 25년 넘게
아이디어 하나로 벌어먹고 살아온 평범한 샐러리맨인 '딸바보' 아빠가 사랑하는 딸을 위해 쓴 아이디어
노트이다.
이 책을 보고 남편이 예전에 썼었던 일기가 생각났다.
아쉽게도 지금은 쓰지 않지만, 우리 집 아빠(?)도 딸이 생기자 육아일지 겸 일기를 쓴 적이 있었다.
딸내미가 이뻐서 어쩔 줄을 몰라하며 그날그날 아이랑 놀이했던 것, 심지어 아이가 먹은 음식까지 적던
시절이 있었다.
딸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아빠가 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꾸준히 노트에 기록해왔다는 저자처럼 우리 집
아빠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적었었더라면 어찌되었을까 싶다..
대신 어릴 적 모습을 꾸준하게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딸들이 시집갈 때 주겠다는 울 남편..
25년 광고회사 경력보다 ‘딸바보’ 경력이 더 길다는 저자가 ‘광고주보다 까다롭다’는 두 딸에게 주는 고백의
글들이라 딸을 사랑하는 아빠의 마음이 곳곳에 애틋하게 담겨 있다.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 그런지 50가지 아이디어가
맘에 더 와 닿았다.
딸이 여고시절 가출을 했을 때, 문자로 죽고 싶다고 했을 때, 처음 남자친구를 데려왔을 때, 피어싱을 하고
나타났을 때,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마다 아빠로서, 선배로서, 직장 상사로서의 조언을 담았다.
TV광고 중 딸아이가 남자 친구를 데려와 단둘이 방에 있자 아빠가 불안한 마음에 과일을 가져다주는 핑계로
문짝을 부수는 광고가 생각나기도하고..ㅎㅎ
저자는 “인생의 선배로서, 맘 좋은 아저씨로서의 조언이 담긴 이 책은 이 땅의 딸들에게 내공과 인내심을 키워줄
것”이라면서 “말로 할 땐 잔소리이지만 글로 써 놓은 땐 훌륭한 인생의 지침서가 된다”고 했다.
저자는 할 말이 있을 땐 말로 하기보단 글로 써놓으라고 권한다. 그러면 아빠를 무시하던 딸들도 감동할 것이
라는데 요즘 좀 아빠와의 사이가 소원해진 사춘기를 한창 앓고 있는 딸에게도 이 방법을 한번 써봐야겠다 싶다.
책에 수록되어 있는 어린 시절의 딸들 사진들이 참 정겹게 느껴졌고 성장한 딸들이 모습까지 있어 한 가족의
생활을 몰래 엿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 책은 딸을 키우는 아빠와 커가면서 아빠와 어떻게 지내야할지 난감해하는 딸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