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아이들은 방귀, 똥... 이런 단어가 들어가면 더럽다고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이런 제목이
들어간 책은 은근 좋아하는 것 같다.
제목을 처음보고 전래동화같은 느낌이 든 책. 방귀가 기가 막혀!
읽기 전 주인공 누군가가 방귀대장일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표지를 보니 창작동화인데, 그림이 어릴 적에 만화에서 본 것 같기도하고,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많이 본 듯한 그림풍이라 친근감이 들었다.
주인공이 초등학교 5학년인 민우와 영광이인데,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5학년인
울 딸이 공감하며 읽은 책이다.
우리가 자랄 때와는 달리 5학년이면 사춘기가 시작하거나 이미 시작한 아이도 있어, 예민한 시기이니만큼
친구 간의 사소한 문제로 다툼이 일어나거나 싸우고 화해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 같다.
그러니 친구들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들을 좋은 방향으로 풀어나가는 소설 속 이야기들에 관심이 많다.
방귀쟁이 뺀질이인 영광이와 범생인 민우 그리고 다문화가정의 아이인 철호의 이야기가 담겨있어 요즘
학교에서 문제가 많이 되는 빵셔틀, 왕따문제, 이성친구문제, 다문화 가족 문제까지 볼 수 있었다.
방귀쟁이 영광이가 범생이 민우에게 '친구하자'며 손을 내밀자, 내성적인 민우는 늘 바쁜 부모로 인해서
외로움을 느끼던 차에 개그맨 같이 유쾌한 영광이로 인해 활기찬 아이가 되어간다.
이렇게 어울리 것 같지않은 서로 성격이 다른 영광이와 민우가 단짝이 되어 두 친구는 단점이 될 수 있는
자신의 성격을 친구를 통해 서로 보완해가며 진한 우정을 나눈다.
늘 자신을 노려보는 규명이의 싸늘한 눈길을 눈치 챈 영광이.
중학생 형들과 어울리는 규명이가 다문화 가정의 아이인 반에서 제일 약한 베트콩이라 불리는 철호에게
빵셔틀을 시키고 있는 것을 본 영광이.
철호를 위해 영광이의 아이디어로 빵셔틀의 빵, 방귀쟁이의 쟁, 범생이의 이를 합한 '빵쟁이'라는 그룹이
결성되면서 그 덕분에 철호는 점점 밝아져 더 이상 힘없는 아이가 아닌 당당한 모습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반에서 공부도 잘하고 예쁜 수지도 방셔틀에 들고 싶다는 쪽지를 보내오게되고, 수지를 통해 규명이가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로 그렇게 변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을 듣게되는데..
현실적으로는 규명이처럼 힘없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는 선생님이나 어른들에게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저자는 규명이에게도 영광이를 비롯한 아이들이 우정의 손길을 내밀며 화해와 사과를 통해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나 또한 철호를 괴롭히는 규명이를 혼내주어야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영광이와 민우의 지혜와 너그러움이
어른보다 더 나은 것 같다.
각종 학교폭력 사건들로 매스컴에서 떠들어대는 요즘의 현실에서는 어쩌면 일어나기 힘들 모습일수도 있겠지만
이야기 속처럼 현실에서도 이렇게 쉽게 일들이 해결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에게는 어른들 못지 않은 자기조절능력이 있어
어른들이 간섭하지 않아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려운 일도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동안 나는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아이에게 기다려주기보다는 성급하게 내가 앞장서서 먼저 해결해주고자
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