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구 할매
송은일 지음 / 문이당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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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구할매, 제목을 보니 어릴 때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매구 전설이 기억납니다.

 

할머니가 들려주실 때마다 조금씩 이야기가 달라지긴 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구미호 이야기가 비슷한 듯..

 

매구는 경상남도 진주 지방에서 전해내려오는 전설 상의 짐승으로, 천 년 묵은 늙은 여우가 변하여 된다는

 

이상한 짐승을 말하지요.  
그래서 경상도에서는 “여우보다 더한 매구 같다.”는 말이 있을 만큼 매구는 여우보다 더 두렵고 저주받는

 

짐승이었고, 보통 '매구같다' 라고 하면 어떤 일이든지 똑부러지게 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하지요.
이런 매구와 매구할매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이 책에서 매구는 구미호처럼 간사하거나 영악한 존재로서의 매구가 아니라 사람을 보살피면서 나이가

 

든 지난 시대 우리네 ‘큰 어머니’ 같은 할매들을 통칭하는 의미로 전해옵니다.  

 

소설 속에서 400년 된 고택 계성재의 안주인 진녹두는 매구할매로 불립니다.

 

보통의 전설 속 이야기처럼 100살을 넘긴 후부터 나이를 세지않은 매구할매를 중심으로 계성재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어요.

 

그 동안 여러 매체에서 보아온 종가집 종부들의 삶이 그리 호락호락해보이지 않고 고되게보여 아무나 종부가

 

될 수도 없고, 그들은 평범하지 않생각한 적이 많았는데, 계성재 안주인인 여례당을 통해 종부의 삶도

 

엿볼 수 있어요.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할매들의 이야기는 종가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고,

 

생생한 인물 묘사와 전라도 출생답게 감칠맛 나는 전라도 사투리가 작품에 생기를 더하고 있어요.

 

 

 

이야기는 계성재 20대 손인 소설가 류은현이 금당의 고향집으로 귀향하면서 시작되는데요.

 

학창시절 각종 시험에 단골로 나왔던 액자소설 형태로 진행되는데, 은현의 현재 이야기와 은현이 쓰는 

 

소설 이야기가 나란히 전개됩니다.

 

계성재에 버려진 진녹두라는 여자 아이는 나중에 시집을 가서 자식들과 남편까지 잃어버린 뒤 이런저런 곡절을

 

겪다가 다시 계성재로 오게되고, 녹두에게는 남다른 예지력이 생겨 고통받는 이들을 보살피는 당골네 같은

 

존재가 되지요.

 

계성재 안주인 여례당은 똑부러지고 당찬 존재로 나오는데요.

 

여례당은 해방과 6ㆍ25전쟁의 격동기를 거치며 하루아침에 종손인 자식과 지아비를 폭도들에 의해 잃지만

 

남은 사람들을 지켜나가는 여장부로 그려지고 있어 토지의 서희의 모습을 보는 듯했어요.

 

어쩐지 집안의 머슴 인오와의 관계 토지에서 서희와 길상과 묘하게 닮은 듯하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4대에 걸친 종가의 안주인들을 통해 고향 마을 노인들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매구할매. 어쩌면 어렸을 적 우리 할머니처럼 오래된 마을, 어느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할머니의 모습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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