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
뚜루 지음 / 나무발전소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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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 애정이 없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가 아닌가 싶었던,

제목 한 번 요상하다는 생각이 든 책입니다.

요즘은 워낙 가족공동체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많으니 가족 간의 갈등도 많고

애정결핍 상태로 살아가는 가족들이 많다는데,

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문제가 있을까,

애정 외에 뭐가 더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쳐봅니다.



이 책은 가부장제 아래 권위로 똘똘 뭉친 아버지와

효녀 코스프레에 지쳐 좌절하고만 이제 막 40대의 길로 접어든 딸의 이야기를 담은 카툰 에세이에요.

​카툰이라고 해서 결코 유쾌하고 가벼운 것만이 아닌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만화로 담아내어 지루하지 않아 술술 읽을 수 있었어요.


 

 


 


요즘은 가부장적이기보다 가정적인 남편,아빠들이 많은 듯한데,

내가 자랄 때만해도 주위를 둘러보면 참 무섭고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많았던 듯 싶어요.

나의 아버지는 가부장과 가정적인 유형 중간의 성향을 가진 분이셔서 그나마 조금은 다행이었다 싶지만

책에 나오는 아버지와 조금은 닮은 구석이 있는지라 책을 읽는 내내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닌 듯 싶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선한 미소가 매력적이었던 총각이 어쩌다 이렇게 변했을까?

너무 어린 나이에 노동이 최적화되고

처자식과 동생들을 책임져야하는 가장이 되어 다른 곳에는 눈 돌릴 틈도 없이 살아내다보니

가부장이 되어버린건 아닐까 싶더라구요.

나의 가부장 안에는 여전히 어리고 여린 아이가 울고 있고 내 안의 아이도 울고 있다는 대목이 가슴에 와닿았어요.

 

 


 

 

책을 읽으며 나또한 아버지의 손을 잡은 것이 언제였더라... 기억해보게 되더라구요.

초등학교 교사였던 나의 아버지는 늘 원리원칙을 따지며, 우리 5남매에게도 학생들을 대하듯 하시곤 했는데요.

무뚝뚝해서 말로는, 겉으로는 애정 표현은 잘 안하시는 분이셨지만

간식이 귀하던 시절 겨울이면 옥상에서 며칠동안 꾸덕꾸덕하게 말린 명태를

연탄불에 구운 후 먹기 좋게 방망이로 두드려 찢어 주시면 우린 고추장에 찍어먹고,

엄마가 볶아 놓은 콩을 그냥 먹으면 까슬거리는 껍질이 치아 사이에 낄까봐 

일일이 까서 먹기좋게 통에 담아주시곤 했답니다.

이렇듯 딸바보,아들바보였던 울 아버지 엄마가 돌아가신 후 참 많이도 변하셨지요.ㅠㅠ

 


 

 

 

 

 

 

가족의 현실은 60분짜리로 잘 편집된 드라마가 아니므로

한국 드라마의 결말처럼 모두 화해하고 착해지고 가족애가 활활 타오르는 것은 판타지가 아닐까?

타인의 가족과 비교하는 것에서부터 가족의 불행은 시작된다는데,

살다보면 타인과 비교를 하지않을 수는 없을테지만

이상적인 가족은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상이며 가족을 내다버릴 수도 없으니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사랑때문만이 아니라

사랑보다 더 진한 애증!

애증이 켜켜이 쌓여 이루어낸 질기고 끈적끈적한 가족이라는 말은 정말 정답인 듯 싶어요. 

드라마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애정만 있는 가족~

그래서 제목이 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인가 봅니다.

 

 


 

 

계속합니다, 가족  

나의 애잔한 가부장 

인상깊었던 마지막 대목 에필로그...

 

애정과 애증으로 똘똘 뭉친 가족이니

계속되어야겠지요? 

<애정만 있는 가족이 무슨 가족이라고!>

너무 가까워 그 소중함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우리 아버지,가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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