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 - 출세욕 먼슬리에세이 2
이주윤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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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출판업계를 꿈꾸는 입문자들에게 좋은 가이드북이자 술자리에서 풀어주는 다정한 인생 선배님의 조언


저는 작가 또는 출판업계에서 일하기를 꿈꾸는 대학생입니다. 흔하다면 흔한 진로희망이지만, 이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의 제 여정은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에는 자연 계열을 선택했으며 (이제는 통합이라면서요..? 흑흑 나 옛날사람..) 이과로 수능을 무려 두 번이나 쳤답니다. 그리고 건축학과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느꼈어요. 책상 앞에서 내신 공부, 수능 공부만 하다가 대학에 오니 '아, 내가 이 직업을 최소한 10년은 하겠구나!'라는 감각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과를 선택했을 때, 제 결정이라 굳게 믿었던 그것이 사실은 선생님과 부모님의 설계 안에서 만들어진 결정이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그럼 나는 뭘 할 때 즐겁지?'라는 물음의 의미를 진정으로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해 저는 반수를 해서 다시 문과로 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고등학교 3년과 수험 생활 2년간 수학만이 살길이라며 굳게 믿었는데, 저를 대학에 붙여준 것은 단 몇 시간 특강을 들었던 인문 논술이었습니다. 사실은 엄청 억울해요. 허탈하기도 하고요. 울면서 밤새 숙제했던 이과 수학, 이동 시간을 쪼개 인강을 들었던 과학 탐구, 저는 그들이 저를 명문대에 붙여주고 제 인생을 좀더 편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는데, 결국 저를 살려준 건 생각치도 못했던 인문 논술이었으니까요.
서론이 무진장 길어졌네요. 제가 이 책을 어떤 마음으로 펼쳤는지, 이 책의 한 문장 한 문장이 어떤 의미로 저에게 다가왔는지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그럼 본격적으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시다. 제목이 매우 직설적입니다. "팔리는 작가"라니, 한국에서 책은 보통 돈이나 상업성에 대해 천시하고 정신적 가치를 훨씬 고귀하다는 교훈을 남기고 끝나지요. 하지만 이 책은 제목부터 일관되게 그 누구도 입밖으로 내지 않았던, 하지만 모두가 생각하는 속마음을 가감없이 드러냅니다. 사실 돈에 대해 초연한 척 하는 것이 더 위선적입니다. 만약 진로를 작가 또는 출판 쪽으로 잡았다면, 금전적인 문제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저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 주었습니다. 또한 놀라운 것은 창피하던 저의 속마음이 활자로 쓰여 있는 것을 보니 생각보다 창피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소소하게 웃음 포인트가 많아요. 예를 들어 작가님께서 명절선물을 받지 못한 것을 디스했는데, 그런 속마음을 말하는 것이 오히려 당당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명절이 얼마나 중요한데! 그걸 안 챙겨주면 누구라도 서운할 것 같아요. 사실 그 전까지 저는 그런 속마음이 체면을 구긴다고 느껴져서 안 그런 척, 쿨한 척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솔직한 말을 들으니, 안 그런 척 하는 것 보다는 자신을 인정하는 게 진짜 쿨한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성공을 자축하는 에세이는 정말 많습니다. '나는 이런 고난을 이렇게 극복하고 성공했다' 자기애가 한없이 높은 이런 분들의 책을 읽고 있으면, 감명도 받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반발심이 일기도 합니다. 자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선택과 왜곡을 거칩니다. 그것이 자아를 가진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니까요. 그렇기에 미화하고자 하는 흐름을 거스르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글이 오래 널리 읽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아는 윤동주 시인의 시처럼요. 이 책은 읽는 내내 자신을 굳이 포장하지 않는 것 처럼 느껴젔습니다. 글이 솔직하니 읽는 내내 편안하고 존중받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할말 다 하고 사는 자존감 높은 멋있는 언니가 술자리에서 풀어주는 썰 같기도 하고. 따뜻하고 다정한 인생 선배님의 조언 같기도 합니다. 시나리오 클래스 사기 당한 일, 이상한 아저씨를 만난 일 등 특이한 에피소드는 TV드라마에는 나오지 않지만, 현실에서는 드라마보다 드라마같은 일이 종종 일어나잖아요? 현실을 살아나가는데에 실질적으로 도움도 많이 되고요ㅎㅎ 책을 읽고 나니 너무나 다정한 친한 선배님이 생긴 듯합니다. 얼굴도 모르는 작가님에게 내적 친밀감 엄청 많이 드네요ㅋㅋㅋㅋ 책을 보니까 작가님 평도 찾아 읽으시는 것 같던데,, 제 평도 읽을까요??ㅎㅎ 괜한 기대를 걸며 전체공개! 작가님 좋은 책 감사합니다♡ 언젠가 세계를 무대로 꼭 만나뵙고 싶습니다. 이벤트에 당첨되어 작가(선배)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건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s 나중에 수정해야지~ 이러면서 tmi대잔치에 퇴고도 안하고 호로록 쓴 글인데 작가님께서 찾아오셨어요 퇴고해도 별거는 없지만.. 세상에ㅠㅠ 평소에 잘하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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