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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공부합니다 -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9+3’첩 인문학 밥상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1월
평점 :
여행이나 약속을 위해서 '맛집'을 검색하는 것은 이미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맛집 검색은 물론,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낯설던 먹방이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음식을 먹는 것은 우리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상적인 일이니까요. 맛있는 음식을 찾기 위해 가장 많이 하는 것은 검색이지만, 여기 공부를 통해서 음식을 배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음식을 배운다고 해서 요리하는 과정을 배우는 것은 아니에요. 음식이 만들어진 기원을 찾고, 그것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음식을 공부합니다>를 읽었어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128/pimg_7618532583209886.jpg)
음식의 기원 중 가장 명확한 것 중 하나를 떠올려보면 저는 '쫄면' 이 떠올라요. TV 방송이나 책에서 많이 본 것처럼 쫄면은 인천의 한 제면 공장에서 직원의 실수로 만들어졌습니다. 실수로 뽑은 면을 근처 분식집에서 맵게 양념해 판 것이 첫 쫄면의 탄생인데요. 이렇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명확한 음식도 있지만,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 중에는 기원이 불분명한 것들이 많죠.
책 속에는 라면, 아이스크림, 막걸리, 불고기, 두부, 냉면 등 12가지 음식에 대한 글이 담겨 있는데요. 글을 자세히 읽어보니 단순히 음식의 기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대해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를 방법에 따라 분류하고 있어요. 오래된 문헌에 적힌 글이나 유명산지에 주목하거나, 재료를 언제 수급하는지, 그 재료가 개량된 것은 아닌지 등에 따라 음식을 다르게 보고 있는데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128/pimg_7618532583209890.jpg)
특히 숯불에 구워 먹던 고기가, 숯보다 연탄값이 더 싸지면서 연탄불에 구워 먹거나 아예 육수가 들어 있는 불고기로 점차 변화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석쇠불고기에서 육수불고기로 변한 것이지요. 그리고 평양우라는 이름이 따로 붙을 정도로 평양의 소가 유명했다는 이야기나, 모란대에서 하도 고기를 구워 먹어 소나무들이 몸살을 앓았다는 이야기 등은 마치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책에 적힌 이야기가 100%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새로 만들어진 음식이 아닌 이상 그 처음이 어땠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오래전에 적힌 문헌도 정확하다고는 하기 어렵습니다. 평양불고기만 해도 통일이 된 이후에 그 기원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가 생겨날지도 모릅니다. 시대가 변하면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이야기들이 밝혀질 수도 있지만, 처음 듣는 음식이야기는 여전히 흥미롭겠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