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도서관 - 세계 오지에 3천 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 이야기
존 우드 지음, 이명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얘야, 네 인생을 만족시킬 단 한사람은 너 자신뿐이란다. 네 엄마와 나 또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우리를 기쁘게 만들려 하지 말거라. 네가 생각할 것은 오직 너 자신에게만 질문하고 대답하는 일이다." (본문 79쪽)

 책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 장소는 어디일까. 당연 도서관이다. 우리는 책을 읽거나 자료들을 찾기 위해 그 곳을 이용한다. 흔히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산이 거기에 있어서 오르는 것일 뿐이라고 하듯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도서관이 우리를 언제나 반겨주기에 책냄새를 맡기 위해 그 곳에 간다.

  언젠가 엉뚱하게도 시립도서관 같은 대형 도서관을 개인이 운영할 수는 없는가에 대한 생각을 잠깐 한 적이 있다. 일이 그렇게 되면 시립도서관이 아니라 그냥 누구누구의 도서관이 될테고 입장료도 비싸겠구나 하는 것에서 끝내고 말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리고 언젠가는 그런일을 해내는 사람이 나올거라는 생각도 했었다. 

  나는 전업주부다. 매일을 하루같이 육아와 가사로 모든 시간을 보낸다. 그날이 그날인 일상을 살아가면서 쌓여만 가는 스트레스와 짜증을 분출시킬 데가 없어 결혼생활이 나에게 얼마나 맞지 않는 것인가, 왜 난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항상 불편하고 불행한가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곰곰 생각을 한 끝에 딸아이를 가졌을 때 태교로 열심히 했었던 십자수를 떠올리게 되었고 더불어 도닦는 심정으로 독서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학창시절 이후 책과 다시 만났다.
지금에와서 돌이켜보면 그런 암울의 시기가 있었음에 감사한다. 나와 내가 포함되있는 주변을 돌아보고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주었으며 책 속에 끝없이 펼쳐진 천국으로 발디딤 할 수 있었으니.
많지 않은 시간이지만 혼자만의 자유시간을 알차게 보내려고 항상 노력하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다보니 책읽기 자체의 행복감외에 다방면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철없던 시절에 어두운 정보에 의해 길게 이어질 수 없었던 도서관에 관한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결국 하늘에서 내려준 천사같은 도서관 지기가 나타난 것이다.
  그의 이름은 존 우드. 수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의 중역이다. 매일 기계적으로 수익을 위한 결과치에만 열정을 쏟고 앞만 보고 달려야 했던 그가 우연히 떠난 장기휴가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어찌 생각하면 그가 여행을 가게 된 것은 운명일지도 모른다. 보통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을 따라 오지까지 가는 것은 드문 일인데 그 하나의 에피소드가 인생을 바꿔 버릴지 누가 알았겠는가.
  그는 정말 많은 일들을 이루어냈다. 텅빈 도서관을 책으로 가득 채워주고 학교를 지었으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후원이 이루어 지도록 세계를 누비며 활동을 했다.

좋은 일에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의 열정적이고 애정이 담긴 전자메일에 많은 이들이 참여하기를 원하고 또다시 다른 이에게 동참하여 주기를 호소했다. 겉으로 꼭 드러내지는 않지만 _ 그럴 기회가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 _ 우리의 가슴 한켠에는 나보다 어려운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럴듯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만큼 가능한 일들을 함께 한다면 그 자체가 큰 도움의 손길이 된다. 
  존 우드와 나의 차이점이라면 실천에 있다. 정확히 열정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생각은 늘 하고 있지만 더이상의 구체적 계획이나 실천의지는 적은 것이다. 늘 핑계를 대고 내 삶 속으로 뛰어 들어가기 바쁜 세상, 나는 거기에서 한 발짝쯤 빠져나와 누군가와 함께이고 싶다.

  그의 사업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있다. 바로 엄마 될 사람이 배워야 한다 인데 이것이야 말로 장기적인 안목으로서 미래를 위한 참교육 실천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법이라고 생각한다. 여학생들이 교육의 경험을 가짐으로서 후대의 자손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전달케 하려는 것이다. 과연 무릎을 탁 치면서 공감을 할 만 하다.
  이윤기님의 소설 [진홍글씨]의 한 부분이 생각난다. 남성들은 권위적일 것만 아니라 여성이 가진 우월성을 인정하고 여성의 인생가치를 높게 생각하며 남성과 여성이 동등해질 수 있는 부분은 서로 노력하에 그렇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늘 나라가 잘되려면 교육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나에게는 가장 반가운 대목이었다.

  비록 책읽기를 좋아하고 수불석권을 삶의 행복으로 여기고 사는 소리없는 독자에 불과하지만 그 일에 매진하는 것이 그의 열정에 작은 보탬을 주는 거라고 믿는다.  이 참에 실천의지를 불태워 그의 사업에 동참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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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사랑 2008-10-04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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