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비밀일기 - 싱글대디 좌충우돌 성장에세이
양진석 지음 / 시너지콘텐츠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빠 주제에 일기를 비밀로 쓴단 말인가? 혹시 시체라도 묻은 사실의 고백인가 싶은 호기심에 가격을 치르고 돌아섰다.
기분이 조크등요하며 제멋대로 청년시절을 살았던 엑스세대 중 하나가 중년을 지나는 즈음의 소회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빠도 성장한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닫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홍대 앞에서 장사합니다 - 나다운 가게로 성공한 골목사장 9인의 비결
양진석 지음 / 소소북스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홍대는 홍대스러운 느낌이 있다. 홍대스럽다는 말을 어디서 주워듣고 쓰는 것이 아니다. 누구한테 들은 적이 없어도 홍대스럽다는 말이 자연발화될 만큼 홍대는 그만의 분위기가 강한 곳이다. 예술가들의 거리였다는 홍대는 자본과 프랜차이즈에 밀려 그 색이 급격히 퇴색되는 중이다. 이 책은 그 와중에 조용하고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홉 가게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만큼 내공와 개성이 강한 곳들일 수밖에 없다.


저자 또한 홍대 앞에서 무명집이라는 막걸리집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자신의 가게 얘기도 들어있다.

책은 가독성이 좋지만 '장사에 성공하려면 이러이러해야한다'는 일목요연한 결론을 향해 급하게 달려가지 않는다. 가게 주인의 성향과 방법, 이유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가게 몇 군데는 내가 가끔 가는 곳이기도 하다.

"스토리텔링은 무형의 인테리어입니다"

그렇기에 이 구절에 흔쾌히 동감한다. 특히, 뭐가 들어와도 안될 것 같은 비탈진 곳에 손바닥 만하게 자리잡은 헬카페의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이 책에 등장하기 전부터 헬카페 대표의 창업 과정을 SNS에서 실시간으로 보았기에 헬카페가 각별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망한 집도 구구절절 이야기가 있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그건 망한 가게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보면 될 것이다. 이건 망하지 않은 가게에 대한 이야기다. 최소한, 어느날 갑자기 무엇이 유행하니 이거다하고 후다다닥 급조한 가게들은 아니다. 다들 줏대와 '곤조'를 가지고 정면돌파를 택했다.

'공부하면서 사업하면 망하진 않는다' 라는 저자의 말이 사실이길 간절히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식의 품격 - 빵에서 칵테일까지 당신이 알아야 할 외식의 모든 것
이용재 지음 / 오브제(다산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자, 여기 담이 있다. 담 안에서만 살아온 어떤 이는 담 밖에 무엇이 있는지 본 적이 없다. 아니 담이 있는지조차 모를수도 있다. 그는 담 안에서의 삶에 만족한다. '난 여기서의 삶이 너무 좋아.'  하지만 담 밖의 세상을 봤을 때에도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그런 후에도 지금의 삶에 만족할 수는 있겠지만(아름다운 풍경만 펼쳐질 순 없으니까) 최소한 삶에 대한 생각은 바뀔 것이다. 
 여기서의 삶을 '맛'으로 치환했을 때, 담 밖의 세상을 볼 수 있는 디딤돌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책이 여기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입맛은 주관적이니,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라는 것도 기본을 지킨 음식에서부터 적용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기본을 지켰고 말고는 모르겠고 내가 맛있다는데 무슨 상관이냐' 는 입장을 고수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펼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책은 내용과는 상관 없이 이 책을 짤방처럼 헛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유치한 허세의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술기운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실제로 저래놓고 사진을 찍으니 그냥 기분이 좋았다.

 제목 자체가 도발적이다. 일단 '품격'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이것을 저자의 인품과 동일시하여 '얼마나 잘났길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내용은 그게 아니다. 돈을 덕지덕지 처바른 고급 식당에서의 식사예절 같은 걸 따지는 책이 아니란 얘기다. 이 단어도 어디까지나 기본을 지킨 음식이라야 그 맛을 논할 수 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양식을 먹을 때 처음 접하는 빵에서부터 디저트와 커피, 그리고 위스키까지 좋은 재료와 그걸 활용할 줄 아는 숙련된 손을 가진 사람이 만든 음식이 어떤 맛을 내는지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그만큼 만만치 않고 깐깐하다. 이 책에 소개된 음식 중 어떤 것도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다. 

 가장 흥미를 끈 카테고리는 역시 맥주다. 거의 매일 마시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맥주회사와 일부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인정하는 '국산맥주가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는 이유' 에 대해서도 기술되어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은 "건강한 버거는 버거가 아니기 때문" 이다. 몸에 좋은 것만 먹을 거면 '인간사료' 같은 거나 먹지 라는 내 지론과도 맞고... 인간이 그래서 인간이지 않은가. 

  이 책으로 어떤 음식이 좋은 맛을 내는지 감이라도 잡았다면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 

  

 PS: 뜬금없는 말이지만, 이 시대의 맛이라는 것이 한없이 치솟는 임대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은 슬픈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