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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에서 장사합니다 - 나다운 가게로 성공한 골목사장 9인의 비결
양진석 지음 / 소소북스 / 2015년 4월
평점 :
홍대는 홍대스러운 느낌이 있다. 홍대스럽다는 말을 어디서 주워듣고 쓰는 것이 아니다. 누구한테 들은 적이 없어도 홍대스럽다는 말이 자연발화될 만큼 홍대는 그만의 분위기가 강한 곳이다. 예술가들의 거리였다는 홍대는 자본과 프랜차이즈에 밀려 그 색이 급격히 퇴색되는 중이다. 이 책은 그 와중에 조용하고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홉 가게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만큼 내공와 개성이 강한 곳들일 수밖에 없다.
저자 또한 홍대 앞에서 무명집이라는 막걸리집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자신의 가게 얘기도 들어있다.
책은 가독성이 좋지만 '장사에 성공하려면 이러이러해야한다'는 일목요연한 결론을 향해 급하게 달려가지 않는다. 가게 주인의 성향과 방법, 이유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가게 몇 군데는 내가 가끔 가는 곳이기도 하다.
"스토리텔링은 무형의 인테리어입니다"
그렇기에 이 구절에 흔쾌히 동감한다. 특히, 뭐가 들어와도 안될 것 같은 비탈진 곳에 손바닥 만하게 자리잡은 헬카페의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이 책에 등장하기 전부터 헬카페 대표의 창업 과정을 SNS에서 실시간으로 보았기에 헬카페가 각별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망한 집도 구구절절 이야기가 있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그건 망한 가게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보면 될 것이다. 이건 망하지 않은 가게에 대한 이야기다. 최소한, 어느날 갑자기 무엇이 유행하니 이거다하고 후다다닥 급조한 가게들은 아니다. 다들 줏대와 '곤조'를 가지고 정면돌파를 택했다.
'공부하면서 사업하면 망하진 않는다' 라는 저자의 말이 사실이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