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지나 세로지나 꽃은 핀다.

[eBook] [BL] 가로지나 세로지나 꽃은 핀다 3 (완결) ㅣ [BL] 가로지나 세로지나 꽃은 핀다 3
카르페XD 지음 / B&M / 2017년 10월

<스포주의>

키워드를 안보고 덥석 구매해서 그냥 동양풍 고전에 애틋함이 가득한 글일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동양풍, 무협에다가 판타지까지 섞이고 진지하긴 하지만 또 글이 전반적으로 무거운 건 아니라 페이지가 술술 잘 넘어갔어요.

 백모란(공)의 몸에 남궁 연(수)의 혼이 들어가게 되면서 인연이 시작되는데, 이것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읽으면서 남궁연의 혼이 백모란의 몸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나왔는데, 그렇다면 백모란의 혼은 왜 이동했을까 생각했어요. 다행히 뿌려진 떡밥들은 회수가 잘 되었습니다.

무협을 찾아서 읽지는 않고, 그리 잘 알지도 못하는지라 문파 이야기가 나와 무협물이라는 것을 인지했을 때 좀 걱정을 했습니다. 너무 무공이나 가문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은 아닌지. 다행히 1권부터 모란과 연의 감정이 얽히는 분위기가 그려져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주로 연의 심정이 많이 그려지지만 모란의 심정도 적절한 때에 나와주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었어요.

모란이 점점 연을 좋아하게 되고, 연도 못마땅했던 모란에게 점점 마음을 주는 것을 보는 게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사랑을 모른다고 하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뭐 저렇게 사랑에 목을 매나 이런 생각을 하던 모란이 스스로 오지랖 넓다고 느끼면서도 연을 위해 기꺼이 귀찮은 일을 하는 것도 흐뭇했습니다. 호구공은 싫어하는데 모란은 호구(나쁜의미의)같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마 감정적으로 수에게 이리저리 치이면서 비굴하게 나오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다정공보다는 무심공을 좋아하지만, 백모란 같은 다정공이라면 백번도 더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ㅋ 혼 이동으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한 모란이라 연이 좀 화낸다거나 까칠하게 구는 면이 있어도 웃어넘길때가 많고 그러면서도 눈치빠르게 적절히 비위도 맞춰주니 이상적인 능글 다정공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연도 오지랖 넓지만 답답한 캐릭터는 아니었고, 순진하여 모란이 하는 말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하지만, 매번 넘어가는 것도 귀여웠습니다. 몸도 허약하게 나오지만 그다지 여리게 느껴지지도 않아서 더 좋았어요.

장편이지만 늘어진다는 생각도 안 들었고, 무협 요소가 많이 들어간 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조금 아쉬울 수 있겠지만 무협 자체가 잘 없기에 재밌게 잘 읽으실 것 같아요.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기야 하겠지만, 문체를 크게 가리지 않는다면 대부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100자평] [BL] 가로지나 세로지나 꽃은 핀다 3 (완결)

[eBook] [BL] 가로지나 세로지나 꽃은 핀다 3 (완결) ㅣ [BL] 가로지나 세로지나 꽃은 핀다 3
카르페XD 지음 / B&M / 2017년 10월

정말 잘 읽었습니다. 책 소개 제대로 안보고 그저 카르페XD님 가세꽃 나올 날만 기다렸던 터라 덥썩 사서 읽었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동양풍 고전일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동양풍 베이스에 서양풍 판타지 믹스라니요. 소재도 신선했고 내용도 정말 좋았습니다!!

[100자평] [BL] 불청객

[eBook] [BL] 불청객 ㅣ [BL] 불청객 1
꽃낙엽 지음 / 시크노블 / 2017년 11월

불청객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나이차이 많이 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청현의 나이가 끝내 나오지 않아서 위화감을 느낄 새도 없었네요.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빠져드는 그 과정이 풋풋해서 웃으면서 읽었습니다.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이 아까웠어요. 외전이 더 보고싶어요

[100자평] [BL] 연착 1

[eBook] [BL] 연착 1 ㅣ [BL] 연착 1
라리앤 / 시크노블 / 2017년 11월

나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배틀이라기 보다는 수가 공한테 좀 쏘아붙인다는 느낌이 강했던 것이 아쉬워요. 사무적인 분위기에서는 오히려 매력을 느꼈습니다.

연착

[eBook] [BL] 연착 1 ㅣ [BL] 연착 1
라리앤 / 시크노블 / 2017년 11월

<스포 있습니다.>

후회공이 저에게는 지뢰키워드라서 피하고 싶었지만 장편을 좋아하는 터라 큰 마음을 먹고 구매했습니다.  일단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시작했기 때문에 읽으면서 오히려 괜찮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읽으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독자에게 불친절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서술하면서 아무런 설명 없이 등장인물의 이름이 불쑥 튀어 나오는데 속으로 '그게 누군데?' 이런 생각을 꽤 했습니다.

예를 들면 부사장 차윤조(공)의 비서인 송이백이라던가, 하회장(공의 어머니)의 내연남인 권 전무, 기획1팀 차장인 김지호 등이 앞의 직책이나 부가적인 설명없이 이백, 권전무, 김차장 이런식으로 던져집니다. 저는 불쑥 튀어나온 이름 앞에 물음표만 띄우다가 나중에서야 그 사람이 이 사람이군 납득을 합니다.

게다가 그룹의 회장으로 나오는 하회장 역시. 그저 회장, 하회장 이런식으로 나와서 여자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간부급이 남자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지 못한 저의 짧은 생각도 문제긴 하고, 윤조(공)이 차씨이고, 그 그룹의 후계자 또는 아들로 나오는 설정이니 자연스럽게 남자 회장의 성이 차씨라고 생각했어도 되는데.. 생각이 거기에 미치지 않긴 했네요.

하지만 소설 내에서 인물이 처음 등장할 때 불친절한 것은 사실입니다. 등장할 때부터 약간의 설명을 곁들여서 그 인물을 말해줬다면 훨씬 더 기억하기 쉬웠을 것 같아요. 하회장에 대해서 처음 언급이 나올 때 그룹 회장이자 어머니 라는 문구가 들어간다던가. 회장이라고 해서 아버지 어머니만 가능한 것은 아니니까요. 

읽다보니 뒤에 설명을 다는 것이 작가님의 서술방식인 듯 했습니다. 전반적인 주제가 되는 차윤조(공)와 신효경(수)에 대한 일도, 현재를 시점으로 서술이 되지만 7년 전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찔끔찔금 흘리면서 궁금증을 유발한다기 보다는 좀 헷갈리게 만들었습니다. 앞서서는 둘 사이 사귀었다는 뉘앙스를 풍기다가 그렇지 않은 듯 나오고 몸뿐인 관계가 있었다는 묘사가 나왔지만 또 효경이 애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경험이 없다고 나와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1권의 뒷부분에 가서 제대로 된 그들 사이의 이야기가 단편적으로 나오는데 그건 둘 사이의 관계가 변화를 맞이하게 된 사건에 대한 것이지 그 뒤에 어떤일이 있었는지는 또 뒤로 미뤄집니다.

개인적으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부분에서 둘 사이에 뭔가 있었지만 그 뭔가를 가리는 걸 좋아하긴 하고, 또 찔끔찔끔 그 사실을 흘려주는 것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일관성 없게 흘리는 건 어지럽기만 한 것 같아요.

차윤조의 성격은 괜찮았습니다. 제가 받아들이기에는 무난한 성격이었고, 효경에게 좀 억지스러운 요구를 할 때도 있지만 그 내면에 저의가 있다거나, 혹은 효경에 대한 마음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끌리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버릇 없는 효경을 그저 웃어 넘겨 버리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효경의 성격은 종종 참기 힘들 때가 있었어요. 성격에 대한 키워드는 없고 다만 배틀연애, 능력수라는 설정이 있어서 그의 성격이 좀 세겠구나 하고 짐작은 했습니다. 확실히 강단있는 성격으로 나옵니다. 그 부분이 마음에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종종 무리한 설정이 들어가지 않았나 생각을 해봅니다. 예를 들면 효경이 윤조의 부친(하회장의 남편이자 선대 회장)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고 무언가를 꾸미는 과정이고 과거의 일 때문에 윤조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데, 어찌 되었든 차윤조의 비서로 근무하게 된 이상 회사에서 이성을 읽고 주먹 쥐고 달려든다거나, 예의 없는 인간 이라는 말을 한다거나 등등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분명 차윤조와 신효경은 이전에 형제처럼 지냈기에 허물 없이 서로를 대할 수 있는 부분은 있겠지만 신효경 스스로 그를 미워하는 마음이 있고, 또 복수해야할 대상으로 여기며,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는 예의 없다고 비난다면서 스스로는 그 예의 없는 행동을 스스럼 없이 합니다.

배틀연애라는 키워드에서 좀 실망한 부분이 이것들이었습니다. 효경이 좀 단단하고 치밀한 성격으로 나와서 복수에 오히려 무게를 둔다거나 하면 좋았을 것 같아요. 복수는 하면서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면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일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마음은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을 계속 보여주었기에 신효경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헷갈렸습니다. 처음에는 똑부러지는 타입에 이성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 생각이 많이 무너졌어요. 그나마 차윤조가 신효경을 좋아해서 많이 넘기는 부분이 많아서 그렇지 애저녁에 복수는 물건너 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의아했던 것은 송이백은 차윤조와 고등학교 동창에 유일하게 모든 걸 터넣고 공유하는 최측근임에도 불구하고 "부사장님, 술도 안 마셨으면서 왜 이러십니까? 지금 제정신이세요?" 라는 한 마디 했다고 '험한말이 줄줄'이라는 서술이 나왔는데 신효경의 언사에 대해서는 언급되는 것이 없었다는 것이었어요.

처음 접하는 작가님이라 어떨지 궁금했는데 취향적인 부분에서 벗어난 것을 빼면 오히려 괜찮았다는 생각입니다. 수가 좀 이성적으로 말한다고 하는 부분에서도 저는 오히려 감정에 휘둘린다는 생각을 많이 받아서 그 부분은 아쉬웠어요. 배틀연애라는 키워드는 아까웠구요. 재벌 그룹에서 일어나는 일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일에 관한 부분이 꽤 나왔었는데 오히려 그 부분이 더 짜임새 있고 재미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취향에 따라 책의 평이 많이 갈리는 장르라서 별점 부분은 언제나 힘들긴 하네요. 작가님 건필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