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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BL] 바람직한 변태 생활
그봄 지음 / BLYNUE 블리뉴 / 2018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스포 있습니다.
이 글의 수인 준희는 잘 자라 오다가 대학 신입생때 심한 스토킹을 당하고부터 실생활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런 그를 데려다주고 생활하는 것을 도와준 시혁에게 의지하던 준희는 시혁에게 휩쓸려서 육체적 관계를 갖고, 그 이후로는 점점 마음까지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우유부단하고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면서 겨우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 준희의 주변에는 시혁 밖에 없었고, 시혁과의 관계에서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끙끙대던 준희는 조금씩 다가오는 과 후배를 통해 자신의 시야에 온통 시혁 밖에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씁쓸해합니다.
시혁의 전 여자친구의 존재가 준희를 더 자신 없게 만들고, 무심한 시혁의 말들이 준희를 아프게 해 그도 시혁을 벗어나 독립적으로 서보자고 생각하지만, 체벌에 익숙해지고 그것에 흥분하며 기대하게 되는 준희는 '반항은 내일부터 해야지' 라든가 깨끗하게 밀린 아래를 보고 '깔끔하긴 하네'라든가 속으로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저도 모르게 웃었습니다. 준희가 분명 귀엽게 보이는 부분은 있었어요. 외관 묘사라던가 그런 부분에서는 표지와 준희가 상당히 잘 어울려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제목으로 봐서는 SM쪽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sm이라고 하기에는 소소하네요. 체벌 장면이 있긴 하지만, 매번 같은 장면이라서 그저 관계전 분위기를 북돋아 주는 역할 같이 느껴졌습니다. 준희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는 거라 스스로 그런 것에 익숙해지고 기대를 하는 것에 변태같다고 생각해서 제목이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서브공도 등장하는데, 그다지 큰 존재감은 없었습니다. 준희가 시혁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며, 시혁이 후회공 루트를 타는데 필요했던 장치 같이 보이는 정도네요.
시혁이가 후회공 루트 타는 건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준희가 시혁과 제대로 끝내려고 생각했다면 제대로 시혁에게 고백하고 다시 스스로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시간도 필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준희의 상황, 입장에서 시혁에게 고백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용기를 낸 것이겠지만, 준희도 남자를 좋아하는 성향은 아니었고 시혁 역시 지금껏 여자를 만났던 것으로 되어 있는데 하루아침에 무언가가 바뀌는 것도 이상했을 거예요. 준희는 시혁의 집을 나오고 시혁을 잊겠다는 결심은 했지만 그것도 타인이 그건 제대로 된 사랑이 아니라는 말을 해서 마음이 움직였던 것이지 스스로 마음을 접을만큼 시혁에게 어필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따로 집을 구할 때까지 민호(서브공)의 집을 잠시 빌리는 것 외에는 그가 집을 나가는 이유라던가 그런 건 전혀 없었습니다. 여기서 속으로 시혁이 잡아주기를 바라는 것 또한 좀 짜증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시혁이 분명 준희의 고백을 들었고 준희를 의식하고 있지만 스스로도 게이가 아니다 라고 못박아놓고 생각하고 있어서 제 마음을 자각하지 못했는데, 잡을 이유가 어디있었을까요.
준희가 민호네 집으로 가고, 당연히 시혁은 질척질척하게 준희의 앞을 맴돕니다. 후회공의 시작이었죠. 회사도 안가고 찾아오고, 면도도 하지 않은 몰골로 맴돌고; 시혁도 답답했던 것이 그렇다고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도 아니고 준희에게 너 나 없어도 괜찮냐는 물음을 계속 던집니다.
중반까지는 그래도 시혁이 입덕부정기를 어떻게 끝내고 둘이 이루어질 것인가 해서 씬은 대충 보면서도 끝까지 읽으려고 했는데, 후반부에서 정말 식어버렸습니다.
시혁이 그동안 준희를 상처입힌 것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하는 것은 맞지만, 감정적인 부분이 갑자기 극과 극을 오가면서 몰입에 방해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