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넓은 세상에는…
브누아 마르숑 글, 로빈 그림, 김미선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아이에게 세상은 언제나 예쁘고 좋은 것만 있는 곳이야라고

말해주는 책은 아니에요.

대신 세상에는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고,

밝음도 어둠도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주 담담하게 보여주는 책이었어요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힘든 모습이나 어려운 삶의 장면도

과하게 무겁게 표현하지 않고,

그렇다고 숨기지도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아이 눈높이에서 이런 세상도 있어하고

조용히 보여주는 방식이라 오히려 더 오래 마음에 남더라고요

 

첫째아이랑 같이 읽으면서

왜 저 친구는 혼자 있어?”

왜 여기는 어두워?”

같은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고,

그 질문들 덕분에 세상을 좋다/나쁘다로 나누기보다

다양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이 책이

아이에게 세상을 너무 빨리, 너무 무겁게 알려주는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예쁘게만 포장한 책도 아니라는 점이 좋았어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온도로 보여주는 책.

그래서 읽고 나서 오히려

그래도 세상은 살아볼 만한 곳이구나

하는 마음이 더 또렷해졌어요.

 

아이에게는

세상에 대한 첫 진짜 이야기,

어른인 저에게는

당연하게 지나치던 삶의 모습들을

다시 바라보게 해주는 책이었어요.

 

조용하지만 깊게 남는 그림책,

천천히 오래 곱씹게 되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