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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시처럼 쓴 마음 이야기
한수인 / 투니스트 / 2021년 6월
평점 :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타인의 인생이다.
그 무게가 무겁든 혹은 가볍든 타인은 타인이니까.
서두의 투박한 문체, 세련되지 않은 표현에서 나와의 거리감은 더 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설명하고 자신의 마음이 어떠했는지를 설명하는 작가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그 세대가 겪어온 '보통의 삶'으로 지난 과오를 용서 받으려고 하는 나약한 한 인간이, 그 시대를 살아 내고 난 후에 남은 자신을 꾸짖고 채찍질 하는 모습에 가여워진다.
책장을 넘길때 마다 고해성사하듯 절절하게 표현된 그의 마음에서 그가 살아온 인생이 보였고, 그리워 하는 모든 것이 보였으며, 때론 화자가 자신인지, 자신의 부모인지, 자신의 부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인물이 그려졌다. 대체 작가는 어떤 인생을 살아왔길래 그렇게 깊은 슬픔을 묵혀두었던 걸까?
읽으면서 나를 비춰봤다. 울컥했다. 여러번. 나는 현재 어떤가. 내 자신에게, 내 주변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있는가? 나도 나이 60이 되면 작가처럼 '시처럼 쓰는 마음이야기'를 긁적이고 있진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