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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24
열린책들 편집부 엮음 / 열린책들 / 2024년 5월
평점 :
[출판사 제공 도서]
도서명 :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2024)
저자 : 열린책들 편집부
출판사 : 열린책들
발행 : 2024. 05. 10.
쪽수 : 472P
독서 기간 : 2024. 05. 29. ~ 2024. 05.
첫문장 : 한글 맞춤법 제1항.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
독후감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은 2008년에 처음 출간되어 매년 개정판이 나오고 있다. 356쪽의 책으로 처음 나왔던 책이 어느새 472쪽으로 늘어 16번째 개정판이 나왔다.
"남의 회사 편집 매뉴얼을 누가 돈 주고 사서 읽지?" 라는 생각을 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정말 쓸모가 많은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것은 고등학생 때 였다. 진로 고민을 하다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하니까 출판사 취업은 어떻냐는 주변의 권유로 출판사에 관한 이런저런 정보를 찾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책 뒷표지조차 흥미롭다ㅎㅎ "가름끈", "앞/뒷날개" 같이 자주 쓰이는 말은 알고 있었지만 "책입", "면지" 같은 말은 처음 알게 되었다. 항상 "그거 있잖아... 표지랑 속지 사이에 있는 그 종이에 작가님 싸인 받았어." 라고 했는데ㅋ 이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나 면지에 싸인 받았어!" ㅎㅎㅎㅎㅎ
전공이 법학이다보니 우리나라 어휘 중에 일본식 한자어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출판 분야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01. 도비라 : 각 장의 제목이나 소개글 등이 기재되어 있는 속표지.
02. 세나카 : 책등. (↔책입) 보통 책제목이 쓰여있는, 책꽂이에 책을 꽂았을 때 앞쪽으로 보이는 면.
03. 하시라 : 종이 구석에 쓰여 있는 도서명, 목차명 등과 같은 정보.
04. 교정스리 : 교정쇄.
05. 돈보 : 맞춤표, 가늠표.
전자책 제작 과정, 인쇄 단가 산정표 등은 너무 좋은 자료라....... 이렇게 좋은 걸 정리해서 공개한다고 싶을 정도록 마음에 들었다.♥♥♥
많은 챕터 중에서도 "띄어쓰기" 부분을 특히 자세히 공부했다. 항상 어렵다. 중고등학교 다니면서도 띄어쓰기가 가장 어려웠다. 맞춤법이나 발음표기는 뭔가 이해가 되고, 어느 정도 외우면 정답이 보였는데 띄어쓰기는 쉬운 문제는 쉬웠지만, 어려운 문제는 정말 하나도 못 풀었다.
[의존 명사는 띄어쓴다.] 학교 다닐 때부터 항상 의아했고, 헷갈렸다. "의존" 명사니까 뭔가 붙여써야 할 것 같은데....… 띄어 쓰라니??ㅋㅋ 홍길동 씨! 길동 군! 홍 형!
[하나의 화합물을 띄어쓰되, 하나의 화합물인지 불분명할 때는 띄어 쓴다] 애매하다....... "불분명할 때는" 이라니???
수산화나트륨, 오르토디클로로벤젠, 질화섬유소, 아세트산셀룰로오스! / 적색 산화 제이수은, 아세트산 이온!
이과가 아니고, 화학에는 관심이 없었던 나로서는....... 모든 것이 하나의 화합물인지 아닌지 불분명한데;;;
" ~은 .......을 원칙으로 하되, - 할 수 있다."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열린책들 에서는 ~한다>라고 표시되어 있는 부분도 너무 좋았다. 마치 내가 출판사 직원으로서 읽고 있는 듯한 이입감을 줘서 색다른 기분이었다.
또한, 책 뒷부분에는 편집 과정이나 책 출판 과정 등에 필요한 내용들이 적혀 있어서 항상 궁금하던 부분이 해소되었다. 사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도 책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탄생하는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여러가지 요소들을 자세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하기에 좋다.
이 책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국어 관련 시험을 준비하거나 국어 문법 공부가 필요한 학생을 물론이고, 평범한 직장인도 회사에서 공문을 쓰거나 메일을 쓸 때 이 책을 들춰보며 쓴다면 더 고급진 문장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여러 예시와 함께 풀이되어 있고, 뒷부분에는 출판사의 여러가지 이야기와 팁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흔히 생각하는 국어 문법 교재와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