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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사이 1 ㅣ 밤과 낮 사이 1
마이클 코넬리 외 지음, 이지연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3월
평점 :
밤과 낮사이의 단편들은 내가 좋아하는 ‘반전’이라던가 서술의 자연스러운 흐름,
혹은 스릴이 아주 절묘하게 맞춰져있다.
‘당신이 짐작하는 것들은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라는 말이 귓가에 스칠 정도로
그 반전들은 짐작을 슬쩍 빗겨나가서 내 뒤통수를 톡 하고 쳤다.
읽을 때는 그저 즐겁게 읽었던 것 같은데, 기억 속에 오래 남아있는 것을 보면 꽤 충격적으로 새겨졌나보다.
이 책의 첫 단편의 제목은 ‘그들 욕망의 도구’ 이다.
80이 넘은 여동생이 90을목전에 둔 오빠에게 11살에 목격한 그 사건의 진실을 묻게 되는데,
자신의죽음을 앞두고서야 겨우 가족의 비밀이 무엇인지 알게되는 내용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에 풀리지 않는 의문, 혹은 오묘한 비밀 몇 가지씩을 품고 산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러하니까, 하지만 그 의문은 쉬이 풀리지 않는다.
진실을 알 수 없게 되었거나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짐작’하던 진실이 정말 ‘진실’로 밝혀졌을 때.
내가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 모르는 게 약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랄까.
혹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혀 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데 좀 더 편하기 때문이랄까.
뭐 어떤 이유에서든 진실을 알려고 하는 두려움이 알고 싶어하는 욕구보다 큰 이상.
그 의문은 영영 풀리지 않는다.
그래서 소설 속의 그 여인도 죽음을 앞두고서야 진실을 물어볼 용기가 났는지도 모르겠다.
‘밤과 낮사이’ 역시 아이와 열기구라는 소재로 엄청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거의 빨려 들어갈 듯이 읽었던 것 같다.
여러 상을 수상한 16명의 영미작가들의 단편집을 <밤과 낮사이> 1,2권으로 나누어 놓은 책인만큼,
뛰어난 단편집을 읽기 즐겨하는 나로서는 꽤나 매력적인 조합이었다.
물론와닿지 않는 단편도 있었지만, 영화를 보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책도 여러 번 읽어봐야
그 본질이 서서히눈에 보이기 시작하므로.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