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여 잘 있거라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26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정영선 옮김 / 별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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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 (A Farewell to Arms)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 속 이탈리아이다. 주인공으로는 이탈리아군으로 참전한 미국인 장교 프레드릭 헨리와 영국인 간호사 캐서린 바클리가 나온다. 이들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탈출과 이별이 전쟁의 비극과 함께 어우러져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영화로 보는 전쟁, 역사로 배우는 전쟁과 당사자가 되어 치르는 전쟁은 차원이 다르다. 헤밍웨이는 당사자로 1차대전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 인류는 왜 2번의 세계대전을 치렀을까. 그 세계대전의 결과로 인류가 얻은 것을 무엇이었을까. 고생 끝에 스위스로 탈출하는 소설 속 주인공들은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들에게 탈출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이러한 질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책이었다. 

우리는 어떤 대단한 행복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게 아니다. 저 대학에만 들어가면, 이 시험만 붙으면, 저 회사에 취업만 하면, 내집 마련만 하면….. 수많은 희망사항들을 위해 현재를 괴롭고 힘들게 한다. 불안감에 떤다. 막연함에 밤잠을 설친다. 하지만 바라던 목표를 100% 달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했다 하더라도 그 너머에는 어떤 대단한 무언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소설 속 주인공들에게는 현재를 즐길 여유는 없었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전쟁통 속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6.25 전쟁 가운데에서는 생존을 넘어서는 가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비교할 수 없이 풍요로워진 지금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무기여 잘있거라의 다소 충격적 결말을 통해 생각해본 점들이었다.

인터넷서점에서 본 소설을 검색해보면 약 7개의 번역판이 존재한다. 그중에 필자가 받아본 별글 클래식 버전은 특징이 있다. 직접 읽어본 가장 큰 소감으로는 번역이 자연스럽다는 점이다. 영문을 그대로 번역하면 문장 중간중간에 ‘누가 말했다’ 가 들어가서 흐름이 끊기기도 하는 등 부자연스러운데가 많다. 하지만 정영선 번역의 별글클래식은 번역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느끼게 해주는 판본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착한 가격이다. 이 시리즈의 기획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외국에는 하드커버와 페이퍼백 둘 다 있는 반면, 국내에는 엄밀히 말해서 페이퍼백이 없다. 양장이 아닌 책들도 나름의 장식을 갖춘 고급스런 표지와 매끄러운 종이질을 자랑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최근 필자가 체감하는 신간서적의 권당 가격은 평균 16,000 원 정도이다. 2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사람들이 책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하나의 핑계가 되고있다.

별글클래식은 그런면에서 외국의 페이퍼백의 특징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도서관냄새가 나는 살짝 거친 종이질에, 표지도 수수하게 파스텔톤으로만 했다. 페이퍼백 답게 무게도 가볍다. 글자의 크기도 살짝 큰 덕분에 중장년 층이 보기에도 부담없을 본문이다. 무엇보다 가격이 착하다. 세계문학전집 처럼 한방에 크게 들이기 부담스러운 독자라면, 별글 클래식은 좋은 선택지가 될만하다.

* 네이버 카페 ISO 국제인증전문기관 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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