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 년 유대인 글쓰기 비법 - 사고력, 논리력, 표현력을 한 번에 기르는
장대은 지음 / 유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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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유대인의 삶과 문화를 깊이 살펴봄으로써, 그들의 문화 저변에 깊숙히 흐르는 눈부신 성과의 코드들을 읽어낸다. 그 가운데 저자는 가장 중요한 비결로 글쓰기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유대인의 눈부신 성과와 글쓰기의 관계를 살펴보고,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글쓰기를 당장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유대인과 관련지어 20가지를 말한다. 후반부에서는 쉽고 분명하고 남다른 글을 쓰기 위한 실전적 방법론을 소개한다. 교육의 3원리인 트리비움(trivium), 즉, 문법 논리 수사를 바탕으로 한 <A.S.K. 키워드 글쓰기>방법론을 제시한다. 입시과목 또는 의무감으로 억지로 하는 글쓰기에서 벗어나, 인생을 변화시키고 사고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양 글쓰기책으로 추천한다.


유대인을 테마로 한 책은 베스트셀러가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노벨상 수상자와 미국 정 재계를 이끌고있는 리더들 가운데 상당수가 유대인이라는 사실은 이제 상식에 가깝다. 그들의 탁월한 성과들은 우리나라에선 끊임없는 연구대상이다. 탈무드는 원래 유명했었고, 최근엔 하브루타 교육법이 유행하고 있다.


책 제목에는 왜 2천년의 비밀이라고 했을까? 이 기간은 유대인들이 국가를 잃고 전 세계에 흩어져 떠돌이 이방인처럼 살아가던 시기라고 한다. 책에서는 <디아스포라>라고 나와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고유의 문화를 수호함으로써, 자신들만의 전통을 지켜왔다. 긴 세월동안 설움과 박해를 많이 받았던 유대인들이다. 나치독일에 의해 민족 존립이 위험할 정도로 탄압을 받으면서도 버텨낼 수 있었던 건, 기록과 글쓰기의 힘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책에는 <안네의 일기>,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가 사례로 등장한다.


== <안네의 일기>는 얇은 종이에 쓰인 작고 연약한 소녀의 고백이다. 그러나 그녀의 글은 결코 약하지 않다. 고난의 시기를 참고 견뎌 낸 종이 위 문장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고통과 아픔의 역사를 고스란히 마주하게 한다. 그리고 글을 통해 전해져 오는 안네의 숨결은 시대를 넘나들며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


우리나라에도 빛나는 기록물이 많다. 임진왜란의 한가운데서도 이순신 장군은 <난중일기>를 남겼다. 일본군과 싸우기에도 바쁜데 어느 겨를에 일기를 적느냐고 하면 할말은 없다. 그러나 그덕분에 우리는 이순신의 업적과 억울한 사연을 손에 잡힐 듯 상세하게 알고 있다. 바둑에서 한 수 한 수 되짚어가며 승리와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좀 더 나은 신의 한수를 연구하는 절차를 <복기>라고 한다. 이순신은 어쩌면 난중일기의 집필을 통해서 전투결과를 복기하고 더 큰 승리를 기획해 나아갔던 것은 아닐까.


== 물론 유대인만 글을 써 온 것은 아니다. 기억해야 할 점은 글쓰기가 특출난 유대인 몇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글쓰기는 유대인의 기본기다. 어린 시절, 가정과 학교나 회당에서만 배우는 교과과정이 아니다. 유대인 대다수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기 분야의 업적과 성취를 이루기 위해 글쓰기를 연마한다. 글쓰기는 유대인의 삶 중심에 항상 있었다.


새로운 개념이 이른바 대세로 등장하면 다들 교육과정에 넣어야 한다고 난리다. <코딩>이 그렇고 <경제와 투자>가 그렇다. 교육과정에 넣으면 보편적으로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은 생긴다. 그러나 입시의 도구가 되지 않는 이상,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것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마련이다. 또, 학교에서 세상사는 모든 방법을 가르칠 수는 없다. 그런 측면에서 유대인들처럼 학교에서 배운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좋다. 그보다는 삶의 한 부분으로 체화된 교양으로 널리 확산된다면 우리나라는 좀 더 강해질 거라고 확신한다.


한편 감정을 솔직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는, 그래서 때로는 뻔뻔하게도 보이는 태도를 <후츠파 정신>이라고 소개한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역사를 기록한다. 한편 <쇼라쉼>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 생각하는 능력, 말과 글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역량을 자녀들의 유산으로 남기는 것을 부모의 사명으로 여겼다. 이를 삶의 뿌리(쇼라쉼)문화로 만들었기에 오늘날 유대인의 성취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우리는 자녀에게 무엇을 물려주려 하고 있을까? 집을 해주거나 혼수를 장만해 주는가, 어학연수를 보내주는가? 아니면, 학원을 보내주는가? 대부분의 경우 부모가 체화한 좋은 습관을 물려주기 보다는, 돈 벌어서 전부 교육을 외주화한건 아닌지 돌아보자.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주식계좌를 물려주는 경우도 있다. 유형의 물질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다보니 흙수저니 금수저니 하는 수저론만 난무하는 세상이다. 부의 크기에 앞서 부모의 사상과 행동, 즉 교양과 문화를 물려주는게 좀 더 순서에 맞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 A.S.K. 키워드 글쓰기는 ‘핵심 단어를 묻고, 핵심 단어로 논리를 찾고, 핵심 단어를 표현해 상대방의 마음을 두드린다’는 영어 ASK(질문하다), SEEK(찾다), KNOCK(두드리다) 의 머리글자를 따와 A.S.K 공식으로 정리했다. 이것은 글쓰기를 위한 논리적 사고의 기본 체계다. 이 A.S.K 키워드 글쓰기는 다양한 글감을 활용해 반복 훈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트리비움의 세가지 요소, 문법(grammar)/논리(logic)/수사(rhetoric)를 기를 수 있다.


저자는 핵심단어를 어떻게 찾는지, 작가 관점은 어떻게 반영하는지, 글의 분량을 어떻게 늘리는지, 질문력을 높이는 탈무드식 글쓰기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소개한다. 에필로그에서는 글쓰기는 쉽게 시작하고 오래 지속하라고 마무리한다. 매일 자신만의 글을 조금씩이라도 써서 남기자. 안네의 일기, 난중일기만 위대한 기록물이 아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의 저작물을 남기는 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책을 읽고 남기는 이 서평도 내 소중한 저작물의 한 조각이 되리라 믿는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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