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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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형 작가의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책은 고전문학작품 28편과 거기에 녹아있는 인생의 의미와 가치들을 소개한다. 말하자면 고전문학 강독과도 같은 성격이다. 《데미안》, 《어린 왕자》, 《달과 6펜스》, 《오즈의 마법사》, 《여자의 일생》,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부터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좁은 문》, 《지상의 양식》, 《구토》 등이 있다. 부끄럽지만 필자가 읽었던 책은 4편에 불과했다. 여기에 소개된 작품을 모두 읽은 사람이라면 저자와 독서토론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읽어도 좋겠다. 반면 필자처럼 안읽은 책이 많다면 고전문학과 친해지는 계기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솔직히 좁은 문 같은 경우에는 내입장에선 친해지기 굉장히 어려운 소설이었다. 내용도 크게 와닿지 않고 읽는 내내 진도도 잘 나가지 않아 억지로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이 단순히 28편을 개별적으로 요약하고 교훈만 뽑아낸 다이제스트는 아니었다. 예를 들어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소개할 때에는 같은 작가의 <고백록> 과 연결지어서 설명을 해준다. <오즈의 마법사>를 소개할 때는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걷기예찬>의 내용도 함께 소개해준다. <데미안>의 경우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인용하며 내용을 전개한다. 이는 본 책이 단순 고전 써머리가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행복하기만 하다면 인생이 아니다. 오히려 고난과 역경, 도전과 응전, 실패와 좌절로 가득차 있고, 여기에 행복 몇 스푼이 들어간다고 하면 과장된 표현일까. 어렸을 때는 주위의 도움으로 운좋게 성공만 경험할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실패하고 상처받는 경험 속에 진짜 인생이 꽃피어난다.


필자도 인생의 고비를 넘기 위해 독서를 시작했다.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자기계발서를 읽어보았다. 좋은 책이 많았지만, 일부 책들에는 실망했다. (오해를 막기 위해 좋은 책이 훨씬  많다는 걸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 뜬구름잡는 소리, 판에박힌 소리, 어디선가 읽은얘기를 재탕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필자 혼자만의 경험은 아닐듯 하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점에 대해 나는 꽤 오랫동안 생각해보았다.


이유는 두가지 정도로 압축되었다. 첫째, 기본적으로 자기계발서는 ‘n차저작물’이기 때문 아닐까? <뭔가를 읽고 깨달은 바를 실천해 보았더니 잘 되더라>를 적어놓은 것이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게 뭔가를 읽었다는 것이다. 무엇일까. 필자 생각에는 고전이 아닐까 생각된다. 고전이란 문학,역사학,철학 등 이른바 문사철 즉 인문학 서적이다. 현실적 경험담은 없고 이론과 은유, 그리고 가상시나리오만 있지만 고전의 장점은 수십~수천년동안 살아남았다는 점에 있다. 뛰어난 책이 아니고서는 오랫동안 읽힐 수 없다. 고전의 기본 내용에 익숙한 사람들이 논리에 빈틈이 있거나 지나치게 인용만 많이 한 자기계발서를 읽는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자기계발서는 필연적으로 직설적이기 때문 아닐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고 콕 찍어 알려줘야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실천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깨달음과 마음 속 울림은 콕 찝어 하는 얘기보다는 스토리텔링 속 간접경험으로 더 많이 일어난다. 꽃이 아름답다고 보도하는 뉴스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읽는 것은 비슷하지만 많은 차이가 난다. 필자도 갈매기의 꿈이라는 소설을 읽으며, 나의 자유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은 적이 있었다. 내 삶의 주인공이 되라는 비슷한 책들보다 훨씬 큰 감동을 주었다.


고전은 변치않는 가치를 상징한다. 삶이 흔들릴 때 고전문학 속 주인공을 보며 오늘의 교훈을 얻는다면 그 또한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의 서평을 마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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