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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어린 아이가 울고 있다 - 상처 입은 내면아이와 화해하는 치유의 심리학
니콜 르페라 지음, 이미정 옮김, 유은정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8월
평점 :
내면아이(inner child)란 ‘우리 안에 사는 작은 인격’이다. 비록 어른이 된 다음이라도 누구나 아이의 마음은 잊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좋은 모습만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어떤 형태로든 상처를 갖고있다. 주로 정서적, 신체적, 영적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결핍이 그것이다.
심리책 《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의 저자인 니콜 르페라는 어느 해 휴가로 숲 속 오두막으로 연인과 함께 떠난다. 그곳에서 정서 장애가 있는 엄마를 다룬 심리학 책을 읽다가 문득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경험을 한다. 아직 서른살 밖에 안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원하던 도시인 필라델피아에서 개인진료소를 여는데 성공했다. 사랑하는 동반자도 찾았다. 도무지 흠잡을데 없는 반듯한 사람이다. 그러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뭔가를 잃어버린듯한 결핍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원인은 내면아이 치유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었지만 당시에는 몰랐다.
내담자들과 아무리 상담해보아도 개선되지 않는 모습을 바라보며 허탈감을 느꼈다. 내담자는 커녕 자신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었다. 그럴수록 그녀는 골치아픈 감정을 숨기기 위해 스스로의 육신을 혹사시켰다. 집안을 정리하고 반려동물을 데리고 걸었다. 끊임없이 뭔가를 계획해서 일을 벌렸다.
겉보기에는 아주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그리고 필자의 모습과도 겹쳐지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필자도 나이 마흔이 넘으면서 인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의 정체성을 찾고 상처입은 내면아이 치유를 하고자 했다. 그래서 한동안 거미줄이 잔뜩 쳐진 블로그를 심폐소생시켜 되살려냈다. 목적에 부합해 보이는 인문학, 심리학, 철학 강좌는 대부분의 여가 시간을 모조리 투자하여 듣고 있다. 독서할 때에도 심리책을 최우선으로 본다. 듣기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기 위해 글을 쓰고 강의도 하는 등 메신저 활동도 한다. 필자의 활동 내역을 모두 아는 사람들은 도대체 직장인이 이런 활동을 어떻게 다 해내느냐며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와 위 상황 속 저자의 차이점은 두가지정도 존재한다. 첫째는 신체적 이상이었다. 저자는 건망증에 소화불량,변비,설사 등의 증세가 있었다. 급기야는 일상 속에서 기절하는 문제까지 겪게 된다. 반면, 필자는 건강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 둘째는 바쁘게 사는 의도이다. 저자는 공허감을 감추기 위해 더욱더 바쁘게 움직였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나를 알고 인생을 충실히 살기 위해 시간을 내어 내면아이를 돌보고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성숙하지 못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의 경우 트라우마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부모들조차 자신의 트라우마를 치유하지 못한 채 아이들을 키운다. 일종의 트라우마 대물림 현상이다. 제대로 치유되지 않은 내면아이의 상처는 어른들의 매일매일 삶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저자는 정신과 신체를 통합적으로 돌보는 전체론적 심리학을 통해 자기 치유자가 되었다. 내면아이를 만나고 그 아이를 재양육했다. 저자를 인질로 잡고 있던 외상성 액착을 점검했고 경계를 세우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정서적 성숙을 통해 세상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책의 중간중간에는 <마음치유연습> 과 <미래의나를위한일기쓰기> 가 있어서 독자들 스스로가 치유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제5장 몸과 마음을 치유하다 에서는 다미주이론에 기반하여, 회복력을 키워가는 실질적 방법을 소개한다. 가장 먼저 장을 치유한다. 흔히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은 90%가 장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방법은 영양소가 풍부한 자연식품을 섭취하는 것이다. 가공식품과 설탕은 금물이다. 그 외에도 수면치유, 호흡치유, 운동치유, 놀이치유를 통한 신경계 균형 회복 방법을 알려준다.
흔히, 내가 행복하지 못한 원인은 돈이 없어서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돈의 절대량이 부족하면 불행하다. 그러나 밥벌이 + 알파 정도의 돈이 있는데도 불행하다면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아봐야 한다. 심리책들을 으며 신경계 균형이 무너져서 그런 것은 아닌지, 마음 공부가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를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