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의 지혜를 읽어야 할 때
쌍찐롱 지음, 박주은 옮김 / 다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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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특히 제갈량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제갈량의 강점은 지혜롭다는 것이다. 단순히 아는 것이 많다는 것은 지혜롭다 할 수 없다. 지혜에 대해 필자 나름의 정의를 해보자면 상황을 인식하고 분석하고 판단하여 적재적소에 자원을 배치하여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제갈량은 조조 손권 유비 중에 정통성이라는 명분을 위해 유비를 택했다. 많은 성과를 내었지만 결국 국력의 차이와 인재풀(pool)의 차이 등으로 인해 세운 뜻을 이루지는 못하고 오장원에서 사망하고 만다.


필자도 삼국지를 몇년에 한번씩 들춰보고는 있다. 20대에 봤을때, 그리고 30대 40대에 봤을때마다 보는 느낌이 달라지는 책이다. 그러나 삼국지 자체가 유비 중심의 서술이다. 삼국지 조조전 이라고 해서 조조를 조명한 책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반면 제갈량을 집중분석한 책은 생각보다는 적은데, 쌍찐롱의 <제갈량의 지혜를 읽어야 할 때>라는 책을 만나게 되어 반갑다.


쌍찐롱 작가는 사천대학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한다. 현재는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타인의 도전 앞에 서다>, <절대 실패는 없다> 등이 있다.


저자 소개는 책 날개에 나온 위 내용정도가 전부다. 중국작가여서 기존 저서가 어떤 내용인지 알기 어렵다. 필자는 책을 고를 때 저자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를 본다. 위 내용 뿐이라면, 저자에 대해 충분히 알기에는 좀 부족한 느낌이다. 프롤로그를 읽어보았다. 제갈량이 왜 훌륭한지, 오늘의 현실에 어떻게 지혜를 적용할지는 설명이 되어있었다. 그러나 저자가 책을 어떤 경위에서 썼고 주제를 왜 이걸로 잡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즉, 저술에 관한 스토리텔링이 궁금한 필자같은 사람에겐 목마름이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책의 분량은 540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묵직하다. 삼국지의 일화들을 6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설명해준다. 6개의 분류는 전략술, 지략술, 공심술, 외교술, 기만술, 용인술이다. 능력 위주의 분류이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과는 무관하다. 흥미가 가는 부분부터 읽어도 상관없다.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을 소개한다. 유비의 삼고초려로 제갈량이 처음 세상으로 나올 때 천하삼분지계를 설명한 부분, 박망파 전투에서 부족한 전력으로 첫 승전을 올린 장면에서 다시금 짜릿함을 느꼈다. 인터넷도 자동차도 없던 시절, 은둔자가 어떻게 천하의 판세를 읽고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지혜라는 말 외에는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전쟁하기 전에 승산을 점쳐서 조건이 유리하면 승리할 것이다.’

제갈량은 바로 이 ‘승산’을 헤아리는 데 고수였다. 그는 첫 출병부터 책략가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그 덕분에 유비의 군대는 수준 높은 전술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중략) 제갈량은 조조의 10만 대군을 수천의 병력으로 무찌를 수 있었다. 손자병법의 형편(形篇)은 말한다.

‘승리하는 군대는 승리할 모든 조건을 만들어놓고 전투에 돌입하는 반면, 패하는 군대는 일단 전쟁에 돌입한 후에 승리하고자 한다.’


두번째는 조조가 형주를 치러 왔을 때 손권과의 동맹을 위해 혼자 동오로 들어가 관원들과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다. 장소를 비롯한 많은 수의 대신이 조조와 화친을 해야한다는 주화파였다. 그들은 홀로 방문하다시피한 제갈량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퍼부었다. 그러나  제갈량은 지혜롭고 조리있는 반격으로 이들을 꼼짝못하게 한다.


제갈량은 천재적인 변론 능력을 선보인다. (중략)제갈량은 그들의 논리로 그들을 설득한다는 전제하에 조소에는 조소로 맞서고 방어해야 할 때는 준엄한 질책도 마다하지 않는다. 투항파들의 논리는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구차한 투항에만 목을 매니 천하 사람들의 비웃음 소리도 들리지 않는게지요.”

“나라의 은혜에 보답할 생각은 하지 않고 반역자에게 동조하는 마음을 품고 계십니다.”

“고루한 경전 이야기나 일삼으며 쓸데없는 벼루 놀음을 하고 있소.”

“붓으로는 온갖 문장을 지어대지만 가슴에 품은 뜻이라고는 자잘한 계책뿐입니다그려.”


현대 사회에서는 예전과 같이 죽고 죽이는 전쟁은 많지 않다. 다만, 여러가지 형태의 경쟁은 사라지지 않았다. 각종 병법과 천문에 통달했던 제갈량의 지혜를 두고두고 참고한다면 의사결정과 정책수립 등에 있어서 커다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특히 정답이 없는 사회,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서는 제갈량의 주요 능력인 지모(智謀)의 중요성은 말할 수 없이 크다 하겠다.



(주)다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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