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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미술관 - 잠들기 전 이불 속 설레는 미술관 산책
이원율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7월
평점 :
미술을 내 생각대로 정의해 보자면 이러하다. 사람이 사물이나 감정을 그림이나 조각 등으로 아름답게 표현한 것. 그렇다면 뛰어난 미술품들이 모여있는 미술관과 박물관에 가서는 누구나 감동하고 거기에 흠뻑 빠져야 맞다. 그렇지만 필자를 포함한 상당수의 사람들은 미술작품을 봐도 그 아름다움을 잘 느끼지 못한다. 어찌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왜 그런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의 일부를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원율 작가의 『하룻밤 미술관』이다. 부제는 <잠들기 전 이불 속 설레는 미술관 산책>이라고 되어있다. 이 책은 '쉽게 글을 써야 하는' 저널리스트이자, '복잡한 이론과는 서먹한' 미술 비전공자의 시선에서 쓰였다. 살면서 꼭 한 번은 만나게 될 동·서양 화가 25명을 다루고 있다.
언젠가 꼭 한 번은 마주하게 될 명품 그림들에 대해 미리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썼다고 한다. 실제 대면의 순간에는 인사할 수 있고 남들에게 기초적인 설명 정도를 해줄 수 있는 이른바 교양미술을 원하는 사람을 위한 책 말이다. 작가는 미술을 알면 삶이 훨씬 더 고급스러워진다고 제안한다.
고급짐을 추구하다가는 미술이 또 어려워질 수 있다. 그 순간 수많은 이탈자가 발생하는 건 필연이다. 그러나 필자가 직접 읽어본 바에 따르면 이 책은 그러한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했다. 일단 저자의 직업부터가 정치사회부 기자다. 평일에는 자신의 일을 하고 주말에 시간내어 쓰고싶은 글을 쓴게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세상에 책으로 나오게 된 것.
미술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관심이 있어도 지식이 전혀 없는 필자와 같은 사람들을 <미알못>이라고 하자. 이 책은 철저히 미알못들을 위해 이제 미술을 조금 알게 된 작가가 조금씩 쓴 글을 모아 다듬었다. 그래서 브런치 연재물의 제목도 『내 생애 첫 미술책』이다.
책을 보면 19명의 화가와 작품을 중심으로 관련 이야기들을 설명해준다. 이 중에서 낭만파며 인상파와 같은 학교에서 배웠던 용어들을 재탕하여 독자들을 가르치려들지 않는다. 다만, 비대면 도슨트처럼 쉬운말로 설명해준다. <최후의 만찬>과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소개하면서 일화가 그렇다. 그림을 다 그리기까지 총 소요기간은 약 3년이었지만 상당부분의 시간을 먹고 노는데 썻다고 한다. 그 부분을 작가는 그시대 <백종원>이라고 설명한다.
책 뒷부분에는 속사정 특집이라고 하여, 4편의 이야기가 있다. 필자는 <스탕달 신드롬>이 인상적이었다. 뛰어난 예술작품을 보고 현기증 또는 정신분열 같은 증상이 급성으로 덮쳐오는걸 말한다고 한다. 미술이 아무리 좋다지만 몸이 아픈건 곤란하다. 그래도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낄수 있다니 부러울 따름이었다.
광활한 자연 경관을 보면 누구나 감탄한다. 배경지식과 맥락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선 어느정도의 배경지식과 관련 사연을 알아두어야 한다. 이게 필자가 처음 던진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쉬운 미술책 한 권 정도는 교양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책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원율의 하룻밤 미술관은 이 세계로 발을 들여놓고자 하는 우리 미알못들에게 좋은 도슨트가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