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김세직 교수의 새로운 한국 경제학 강의> 부제를 달고 출간된 『모방과 창조』라는 책은 재미와 숙제를 동시에 주는 책이었다. 서점의 책 소개자료에 나와있듯, 한국경제는 꾸준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이 책은 경고한다. 저성장은 우리 경제가 일정정도 성장하며 어쩔 수 없는거 아닌가 하는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에 대해서 단호히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과연 한국경제는 얼마나 추락하고 있는 것일까? 경제추락의 사례로 보자면 채무이행 불능(디폴트)를 선언했던 그리스가 있었다. 석유라는 천연자원에만 의존해서 포퓰리즘에 취해있던 베네수엘라도 있다. 한국경제는 그만큼은 아니지만 보이지않게 추락하고 있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최근의 추락에는 마치 면죄부라도 얹어진 모양새이다.김세직 교수에 따르면 일시적 변동요인을 제거한 진짜 통계를 보기위해서는 특정시점 전 후 5년씩을 잡아 기간동안의 경제성장률을 합산하고 11로 나눠보면 보다 진실에 가까운 추세를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이 방법으로 한국경제의 모습을 살펴봤더니 5년에 1%씩 성장률이 꾸준하게 떨어져 왔다고 한다. 일명 5년 1%하락의 법칙이다. 이제는 제로성장 혹은 역성장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 실제로 팬데믹으로 인해 역성장을 경험하기도 하였다.제로성장, 역성장의 시대가 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저자는 두가지 측면으로 우려를 나타낸다. 먼저 실물경제의 위기다. 어려운 상황에서 간신히 버티는 한계기업들이 가장 먼저 쓰러진다. 다수의 국민들 또한 일자리를 잃고 소득감소의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 두번째는 금융위기다. 한국의 GDP대비 가계부채비율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경제주체들의 소득감소는 신용경색을 일으키고 은행부실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자부심은 어디로 갔나? 저자에 따르면 한국경제가 모범생처럼 고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인적자본의 힘이었다고 한다. 보편교육을 바탕으로 길러진 우수인재들이 기술자본, 실물자본과의 시너지를 일으켜 이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인적자본의 질적전환이 시급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기존의 교육은 모방형 인재를 길러내는 시스템이었고 앞으로 필요한 인적자본은 창조형 인재라는 것이다.사실 창조력이 중요하다는 건 더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삼성그룹 아젠다가 한때 창조경영이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도 창조경제를 정책의 타이틀로 내세웠었다. 대학입시제도의 변화도 창의력 중심의 교육으로 바꿔보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창조형인재 육성은 아직까지도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저자는 진단했다.김세직 교수는 경제학자이다. 이 책의 전제 역시 경제학적 가설에 기초한다. 즉, 모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 행복은 소비를 통해 달성된다. 소비를 극대화하면 행복도 극대화된다. 이를 위해서는 소득은 많을수록 좋다. 소득이 많은 나라는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나라이다. 라는 논리 하에서 모든 내용이 쓰여졌다. 어?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지 않나요? 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이 책은 경제논리 안에서 이해해야 하는 책이다.아무튼, 저자는 현실을 위와같이 진단했고 그동안 논문발표를 통해 수차례 경고를 했지만 정책으로 현실화된건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이제부터라도 대비를 해야 하고 한편으론 이 책의 독자들이, 나아가 국민 개개인이 창조성을 발휘해주기를 간절히 원한다는걸 책을 읽으며 느꼈다. 저자가 제안하는 근로현장과 교육현장을 바꿀 혁신적 제안들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기 바란다.필자 생각에는 국가도 메타인지를 갖춰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이런 위치에 와있다. 잘하는건 뭐고, 부족한건 뭐다. 앞으로는 뭘 해야 한다. 이런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고 거침없는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저자의 희망, 그리고 필자의 희망대로 창조적 인적자본으로의 대전환에 성공하여 우리 후손들에게 멋진 나라를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필자 개인부터 노력하려고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