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크리스천
데이브 톰린슨 지음, 이태훈 옮김 / 포이에마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누가 하나님의 자녀인가? 교회 가는 사람?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좀 더 정교한 기준을 제시한다. 그 기준은 명확하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을 걷는 사람! 교회는 예수님을 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 지원 공동체. 예수님을 따르는 길 위에는 다양한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걸어간다. 제도화된 종교와 교회 전통은 자칫 다양한 삶의 방식을 하나로 만들 수 있다. 다양함을 하나로 만드는 것만큼 폭력적인 게 어디 있을까.

 

다양한 삶의 방식 속에서도 공통 원리들이 있다.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는 사랑이다. 사랑은 이웃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사랑은 자신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자기 사랑은 다른 말로 자기 인정, 자기 소중함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보다 사랑하기 힘든 대상이 바로 자신이다. 우리는 있는 모습 그대로인 나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그래서 환상 속에 사는 나를 만들어 사랑한다. 분명한 건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이웃도 사랑하지 못한다.

 

자신을 사랑할 때 비로소 남들도 나를 사랑하게 된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알 때 매 순간이 소중함을 깨닫는다. 작은 일들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을 한다. 크고 작은 일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깨닫는다. 이러한 발견은 범사에 자족할 수 있다. 순간순간 삶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집중력은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을 인정하는 평정심과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변화시킬 용기를 만든다. 이러한 변화는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하나님 나라의 큰 특징은 너와 나사이의 벽이 허물어지는 것이다. 에베소서에서 바울은 십자가의 복음을 이방인과 유대인의 막힌 담을 허무는 것으로 설명한다. 우리는 하나 됨을 힘써 지켜야 한다. 현대판 이방인과 유대인의 차이는 어디서나 등장한다. 하나 됨은 차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인정함으로써 이뤄진다. 인정은 구체적인 식탁에서 성만찬 속에서 나타난다. 어디 인정뿐인가? 타인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 용서하는 현장 속에서 차이는 사라지고 하나 됨을 경험할 수 있다. 하나 됨은 이론이 아니다. 체험이다!

 

기독교 전통과 유산은 유익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고착되면서 다른 사람을 하찮게 여기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타인을 괴롭힐 수 있는, 왜곡된 복음을 강요할 위험이 생길 수 있다. ‘완전함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폭력이 될 수 있는지 우리는 늘 자신을 살펴야 한다. 이러한 성찰 위에 예수님의 삶의 방식을 따르는 몸부림이 있어야 한다. 몸부림의 현장이 없는 화석화된 신앙을 진짜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당신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거울이다. 거울 앞에 선 당신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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