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휼, 예수님의 심장
하재성 지음 / SFC출판부(학생신앙운동출판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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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다. 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장애다. 사스퍼거 증후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넘어 말이나 행동으로 피해를 준다. 이 글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어디 남뿐이랴. 나도 그렇다. 우린 누군가에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로 살아간다. 사람다운 사람이 그립다.

 

여기 참 사람이 있다. 예수다. 참 사람의 증거는 긍휼이다. 주님의 긍휼은 객체인 상대를 주체로 만든다. 그리고 주체로서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한다. 이 과정에서 참 사람이 탄생한다. 구원은 죽어서 천국 가는 의미뿐만 아니라 참사람으로 만드는 하나님의 열심이다. 하나님의 열심은 예수님의 긍휼로 드러난다.

 

긍휼의 모습은 다양하다. 무엇보다 긍휼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여기에 책망, 의심, 판단은 설 자리가 없다. 상대의 아픔에 주목하며 끝까지 존중함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주님은 때론 침묵하거나 분노하신다. 침묵과 분노는 상처 입은 자들을 지켜주는 견고한 성이다. 긍휼히 여김 받은 자는 긍휼히 여기는 자로 변화된다. 환골탈퇴(換骨奪胎).

 

예수님처럼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우린 주춤거린다. 긍휼은 일방적이지 않고 쌍방적이다. 모순적으로 들리겠지만 주님처럼 긍휼을 베풀 수 없음을 고백하는 자는 긍휼을 베풀 수 있다. “주님은 긍휼을 베푸시지만 저는 아닙니다!” 라는 자기부인의 고백 속에 긍휼은 나타난다. 할 수 있다고 하면 못 하고, 못 한다면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십자가의 능력이며 긍휼의 비밀이다. 주님은 자신의 심장을 우리에게 주셨다. 내 심장이 아닌 주님의 심장을 누군가에게 주는 자리에 우리는 서있다. 긍휼은 공허하고 텅 빈 위로가 아닌 따뜻한 위로다. 내 안에, 우리 안에 긍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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