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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사랑이야 ㅣ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피터르 하우데사보스 지음, 최진영 옮김 / 요요 / 2022년 4월
평점 :

◆ 소개
▷ 그게 사랑이야
▷ 피터르 하우데사보스
▷ 요요(다산북스)
▷ 2022년 04월 06일
▷ 80쪽 ∥ 318g ∥ 155*229*12mm
▷ 그림 에세이
◆ 후기
▷내용《上》 편집《中》 추천《上》
사랑(愛, love) 어떤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남녀 간에 좋아하는 마음, 열렬히 좋아하는 대상을 사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순수한 옛말이 아니다. ‘사량(思量)’ 생각하여 헤아리는 것이라는 불교적인 용어에서 비롯되었다는 말도 있고, 15세기 문헌에는 ‘생각한다’, ‘불사른다’라는 의미로 사랑한다는 말이 쓰인 적이 있다고 한다. ‘살다’, ‘다솜’, ‘괴다’ 등 말에서 변형되었다고 하는데, 16세기 후반 정철이 쓴 「사미인곡」에 ‘임 한 분 날 괴오시니 이 마음 이 사랑은 견줄 데 전혀 없다“라고 쓰인 것이 나온다. ‘Love’는 라틴어 ‘Luverne(기뻐하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리스도교에서는 믿음, 소망, 사랑 중 사랑을 최고로 친다. (요한1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그리스도교는 유일신을 숭배하는 종교이며, 인간과 물질적인 관계를 뛰어넘는 초월적인 좋아하다 의 표현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래서 사랑이라는 말로 신을 찬양한 것으로 생각된다. 좋아한다는 인간의 감정이고, 사랑한다는 신에 대한 감정으로 말이다. 17세기 전후로 천주 신앙이 조선으로 들어오게 되니, 사랑이라는 말이 시작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젊은 시절 ‘좋아하다’와 ‘사랑하다’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많은 생각을 해봤지만, 결국 어떤 차이도 발견하지 못했다.
‘행복’과 마찬가지로 뒤늦게 우리 문명에 들어온 말이 ‘사랑’이다. 그래서 동아시아의 사람들은 아직 행복과 사랑에 매우 서툴다. 입으로는 ‘행복 하자~ 아프지 말고~ 사랑하자~’ 말하지만, 머릿속에는 개념이 잡혀있지 않다. 프랑스인에게 볼 키스는 남녀노소를 떠나 친구나 가족 사이에 친근감(우정, 존중, 위로) 등을 표현하는 의식이다. 당신이 여동생인데 오빠에게 볼 키스를 해 본 적이 또는 할 수 있는가? 바꿔, 당신이 오빠인데 여동생에게 다정한 볼 키스를 할 수 있는가? 프랑스인이 생각하는 친근감과 우리가 생각하는 친근감이 전혀 다르게 자리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양에서 시작된 두 단어는 아직 우리에게 서툰 단어다.
”(펭귄)나 너를 사랑하는 것 같아. (곰)사랑한다고? 나를? 말도 안 돼! 우리를 좀 봐. 서로 이렇게 다른걸. (펭귄)사랑한다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곰)사랑? 사랑이 먼데? (펭귄)사랑하면, 꼭 몸속에 폭풍이 부는 느낌이 들어. 배 속이 울렁거리고 발가락이 간질거리는 느낌말이야. (곰)글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그냥 배고 조금 고픈 같아. 《중략》 (곰)너랑 나 즐거웠잖아. 너는 평화를 가져다줬고, 나를 편안하게 해 줬어. 웃음이 필요할 땐, 나를 웃게 했어. 그런 너를 안아 주고 싶고, 돌봐 주고 싶어. 너와 함께일 때 가장 행복하니까. (펭귄)그게 사랑이야.“
결혼은 두 사람이 부부가 되는 의례이자 계약이다. 사회적 구속력을 가지기에 동거나 연인 관계와는 명확하게 구분된다. 결혼하면 기혼자로(유부남, 유부녀) 바뀌고, 계약을 위한 반지를 끼고, 집안과 집안의 계약이 성사된다. 결혼은 사회적 행사의 하나이기에 사랑은 결혼이다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사랑하지 않아도 정략결혼이 가능하고, 사랑이 없어도 나의 물질적인 갈망 또는 생물학적 성욕을 만족하게 해 주면 가능한 계약이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부잣집과 결혼해서 명품과 부를 얻으면, 매력 없고 다정하지 않은 사람과 집안에 신체적 노동을 제공해야 한다. 아저씨 아줌마들의 흔한 말 우리는 이제 의리로 살아요. 99.9% 의리와 정, 자녀로 인해 산다고 말해도, 나는 그게 틀렸다고 말하고 싶다. 0.1%의 비정상이라도 나는 ‘사랑’으로 살겠단 말이다. 내가 가진 방에서 공간을 조금 내어주면, 그 포기한 공간으로 들어와 채워주는 것이 사랑이다. 내어줬기 때문에 나는 외롭지 않은 것이다. 그게 사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