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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설득해야 마음을 움직이는가 -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는 켈로그 MBA 협상 수업
빅토리아 메드벡 지음, 박수철 옮김 / 유노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경력 초반기에 이 책을 읽었다면 나는 더 성공했을 것이고, 돈을 더 많이 받았을 것이며, 더 훌륭한 교수와 행정가가 됐을 것이다.” 「벤슨 샤피로, 하버드 MBA 명예 교수」 단순히 인친이어서 쓴 추천사인지, 하버드의 명예를 걸고 쓴 추천사인지 명확하게 검증할 것이다. 책은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 있지만, 인문 교양 쪽에 가까운 것 같고,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두꺼운 책이라는 것이다.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핵심만을 전달하는 책도 많지만, 그래도 나는 벽돌처럼 두꺼운 책이 뭔가를 읽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 냉장고 문을 열고 코끼리를 넣고 냉장고 문을 닫는다. 또 기린을 넣는 방법이 있는데, 냉장고 문을 열고 코끼리를 빼고 기린을 넣고 문을 닫는 것이다. 통계학자들은 주사위의 특정한 눈이 나올 때까지 주사위를 반복적으로 던지는데, 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갈 때까지 반복한다. 수학자들은 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갈 때까지 미분이라는 세분화 과정을 반복해서 냉장고에 코끼리를 집어넣는다. 반면에, 영화 『거룩한 계보』의 두목은 복잡하게 하지 않고, 자신의 오른팔에 시킨다.
통계학자도 수학자도 아니고 시킬 오른팔도 없다면, 우리는 타인이나 조직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빅토리아 메드벡」은 9가지의 법칙을 이야기한다. 하나,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테이블에 올려라. 둘, 언제나 두 번째 무기를 마련하라. 셋, 모든 제안에서 마지노선을 파악하라. 넷, 당신만 아는 과감한 목표를 세워라. 다섯,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먼저 제안하라. 여섯, 상대에게 선택권을 주고 신뢰를 얻어라. 일곱, 원하는 것이 있다면 직접 말하라. 여덟, 더 크게 요구하고 한발 물러서라. 아홉, 당당한 태도로 설득력을 더하라. 지금 단순히 이 아홉 가지의 법칙의 제목만 숙지했더라도, 설득력이 기존보다 배는 향상될 것이다.
『어떻게 설득해야 마음을 움직이는가』 “상대방의 ‘아니오’는 협상의 끝이 아닌 시작이다.”라고 말하며,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좋은 시작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하루에 150개가 넘는 의식적인 선택을 하고, 6000번 이상의 생각을 하고, 우리 뇌는 35000개의 결정을 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사람은 자신과 타인을 선택하고 설득하는 일로 가득 차 있다. 심지어 자신의 잘못된 작은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도 자신을 스스로 설득해야 한다. 새해가 되면 매번 다짐하는 다이어트 계획, 금연 계획을 세우며, 매번 사흘 만에 실패를 맛본다. 이렇듯 자신의 작은 습관 하나도 설득하기 어려운데, 타인을 설득하는 것은 어떠할까?
「빅토리아 메드벡」 경영 조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기업의 협상과 의사 결정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이다. 20년 넘게 구글, IBM과 같은 대기업의 자문과 강연을 맡아왔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돈이 오가는 기업의 협상만큼 치열한 곳도 없을 것이다. 인간 욕망의 끝은 권력과 돈으로 대부분 보인다는 것을 통해서 말이다. 그녀의 경력 중에 15년 동안 800명 이상의 여성이 임원직에 오르도록 조력한 부분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군대와 정치 기업에서 여성의 입지는 아직도 좁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선수를 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먼저 내놓아야 하는데, 상대방이 먼저 선수를 쳐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지금 바로 머리에 생각나는 것이라면,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 ‘질문을 던진다.’, ‘상대방을 지적한다.’, ‘무시한다.’, ‘제안에 역제안한다.’ 이런 것들이 떠오르지 않을까? 저자는 수많은 방법 중에서 ‘상대의 제안을 무시하거나’, ‘상대의 제안에 역제안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질문이나 감정적인 기선제압을 하다 보면, 오히려 상대방과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있고, 이는 곧 상대방이 더욱 확고한 벽을 쌓게 되는 결과를 만든다고 한다.
김경일 교수의 총량의 법칙이라는 강의를 본 적이 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같은 점을 발견하게 됐다. 아침에 출근할 때 자녀의 백 점짜리 시험지를 본 사람은 출근해서 맞이하게 되는 첫 회의에서 부하 직원의 웬만한 실수에도 너그러워질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자녀가 말썽을 피웠다면, 그 상사는 출근 이후에도 부하 직원의 별문제 없는 결재서류에도 트집을 잡기 쉬워진다고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기분’이라는 것에 쉽게 휘둘리기 때문이다. 설득의 법칙에도 ‘기분’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