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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같다는 환상 천재를 죽이지 않는 사회 - 천재 프로그래머 장관 오드리 탕, 일곱 시공의 궤적
아이리스 치우.정쭝란 지음, 윤인성 옮김 / 프리렉 / 2021년 8월
평점 :
IQ 180이지만 학력은 중졸,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워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기업가, 문서 1페이지를 0.2초 만에 독파하는 능력, 트랜스젠더와 학생운동을 지지하는 아나키스트 시빅 해커, 아마추어 시인, 코로나 19 재난을 슬기롭게 대처하며 일약 화제의 인물로 거듭난 대만의 35세의 최연소장관 오드리 탕이다. 그녀의 화려한 이력과 천재성을 보면, 나와는 본질에서 다른 사람이거나 특별한 삶을 살았을 거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두 저자와 대만의 언론인들은 단호히 아니라고 말한다.
『천재』는 보편적인 인간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정신적 능력을 타고난 사람들을 말한다. 지능만이 아니라도, 감성이나 사회적인 업적이 높을 때도 우리는 천재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지능이 높다고 해서 전부 천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천재는 시대가 선택하고 만들어 주는 타이틀이다. 『예술가』 인간의 창조적인 활동을 표현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 세상에서 아무 논란의 여지 없이 순수하게 좋고 선한 것은 여름날 날벼락처럼 찾아오는 개인적 행복과 예술뿐이다.” 흔히들, 예술은 예술가 혼자만의 표현이나 창작물로 오해하기 쉬운데, 예술은 창조자와 관람자가 상호작용이 일어남으로써 예술이 되는 것이다. 베토벤의 음악도, 다빈치의 그림도 관람자가 없다면 예술이 될 수 없다.
【유나바머】 1978년과 79년 두 차례 미국에서 소포를 가장한 폭탄 테러가 있었다. FBI는 2,000여 명의 용의자를 조사해도 소득이 없자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이 금액은 당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현상금이었다. 그러나 유나바머는 1995년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편지와 논문을 보내 신문에 게재하지 않으면 테러를 계속하겠다는 협박을 하는 등 FBI를 비웃었다. 논문은 ‘산업사회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고, 현대문명을 공격하는 내용은 아주 수준이 높았다. 미치광인 줄 알았던 그를 정치 운동가로 보는 이들도 있을 정도였다. FBI는 그를 검거하지 못했고, 논문에 기재된 필적을 보고 친동생의 고발로 검거되었다. ‘시어도르 카진스키’는 IQ167의 하버드 출신 수학자로 버클리대 교수를 지낸 인물이다. 2학년 때부터 카진스키는 미국의 세뇌 프로그램인 MK 울트라 계획의 피해자가 되었다. 하버드의 심리학자 ‘헨리 머레이’가 이끄는 "고의로 잔인한 심리실험" 연구에 참여했다. 이 잘못된 실험의 결과로 이런 반사회적인 인물이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있다. 지능이 높으면 천재일까?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에디슨, 반고흐, 유재석, 아이유 이 많은 사람 중에서 과학자만 천재일까? 앞서 천재에 관해 설명하였듯이, 천재는 개인의 능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사회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폭탄 범죄를 저지른 유나바머를 천재라고 하지 않는다. 국민 MC라 불리는 유재석의 공감 능력과 대화법은 천재일까? 국민가수 아이유는 뛰어난 곡을 해석하는 능력과 전달력은 천재라고 부를 수 있을까? 고흐는 평생 가난과 정신병에 시달리며 생을 마감했다. 그의 그림은 당대에는 인정받지 못했고, 사실주의에 실증을 느낀 대중들의 재해석으로 인해 인상주의의 대표주자인 그를 천재 화가로 만들었다. 사회가 선택하는 것이 천재라면, 유재석과 아이유는 이 시대의 진정 천재일 것이다.
『프로그래머 장관, 오드리 탕 내일을 위한 디지털을 말하다』라는 책을 얼마 전 읽은 적이 있다. AI와 디지털 혁명이 불러올 세계의 변화와 디지털 빈부격차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를 실은 책이었다. 책에서 그녀가 핵심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디지털로 인해 사회에서 격차가 생기고 차별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이러한 사상과 생각이 이 사회에 부합되리라 생각한다. 천재를 죽이는 사회와 천재를 죽이지 않는 사회의 차이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현재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격차를 벌리고 있을까? 아니면 차별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