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이주, 생존 -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인류는 끊임없이 이동한다
소니아 샤 지음, 성원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인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1969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성인이 된 후 의사인 부모님이 계시는 미국의 북동부와 노동자 계층의 먼 친척이 사는 인도의 뭄바이와 벵갈루루 사이를 정기적으로 오가며, 사회 내의 그리고 사회 사이의 불평등에 관한 문제에 관심을 키워나갔다. 오하이오 오벌린 대학에서 저널리즘, 페미니스트 철학, 신경 과학을 전공한 그녀는 반핵 잡지 편집에 참여했으며, 보스턴 지역 신문에 인종, 페미니스트 정치, 다문화주의에 관한 기사를 기고하기도 했다. 2004년 『가디언』 지로부터 “눈부시다”라는 찬사를 받은 그녀의 책 『원유: 석유 이야기』는 서구사회가 세계에서 가장 큰 이윤을 창출해내는 자원인 석유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탁월하게 그리고 있다.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이 책은 이후 호주, 일본, 그리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출판되었다. 2005년에는 ‘네이션 인스티튜트와 퍼핀 재단’이 수여하는 저널리즘 분야 상을 받았다. 소니아 샤는 페미니스트 과학저널리스트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목소리를 내는 깨어있는 여성인 것 같습니다.



“소니아 샤는 이민이 사회적 재앙을 불러온다는 생각에 대해 중대한 인도적 반론을 제시한다.” 《워싱턴포스트》 추천사 중에 이민이라는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는데, 트럼프 대 동령 시절 멕시코 국경으로 거대한 벽을 친 것을 아실 겁니다. 그런데도 전 남미에서 출발한 난민들은 벽을 향해 걸어오고, 강을 건너다 아이를 안고 숨진 난민의 모습도 지켜보았죠. 가슴 아프지 않은 일일 수 없는 데, 과연 무엇 때문에 목숨을 걸고 이주를 하려고 했던 것인지 책을 통해 알아보려 합니다.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있고, 오래전 시작된 대이동부터 이주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끝을 맺습니다. 중간에는 각종 이주의 방식이나 원인, 특징들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이주는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의 필수였습니다. “여러 문제를 감수하면서 왜 우리는 다른 국가로,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소니아 샤는 ‘장피에르 가족’의 목숨을 건 험난한 이주 여정을 제시함으로써 그것이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보여준다. 베네수엘라에서 회계사 교육을 받은 장피에르는 아내와 일곱 살짜리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가는 이민 행렬에 몸을 실었다. 콜롬비아 항구마을에서 다른 이주자 100명과 함께 출발한 장피에르 가족은 배로 콜롬비아와 파나마의 국경 지역인, 도로도 없는 다리엔 정글에 도착한다. 미로 같은 야생의 정글에서 낭떠러지를 피해 걸으며 때로 강도와 마약 밀수업자의 공격을 받았고 밤에는 뱀과 다른 동물을 피해 불편함 잠을 자야 했다. 식수가 부족해 소변을 받아 마시면서 버텨야 했다. 가까스로 정글을 벗어난 그들은 파나마에서 며칠간 텐트에서 지내면서 앞으로 이어질 멕시코를 지나 미국 국경을 건널 때까지 수천 킬로미터의 여정을 대비해야 했다.” 전 세계에서 복지혜택이 가장 많았던 베네수엘라, 그 안일함과 부패 속에 국가는 파산했고, 어느 나라보다 많은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추출할 돈이 없어져 버린 국가 되어버렸습니다. 파산한 국가의 삶이 어떻게 되는지는 미디어를 통해서나마 조금이라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식료품점에 아무런 물건이 진열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먹을 것이 없는 생물이 어떻게 그 지역에서 생존할 수 있겠습니까? 원·달러 우리 돈으로 1,300원이 정도 되는 돈에 여성들은 식량을 얻기 위해 몸을 판다고 합니다. 회계사라는 고등교육을 받은 장피에르 가족이 왜 수천 킬로를 걸어서 떠나와야 했던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10장 이주를 가로막는 장벽에서는 젊은 이주자의 죽음, 기후문제, 점점 증가하는 국가장벽, 가혹한 반 이주 정책, 외국인에 대한 혐오 등의 문제를 다루면서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오래전 유럽왕실에서는 권력유지를 위해 근친 간의 혼인으로 많은 유전병이 있었습니다. 동물의 생태계도 이와 같고, 사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폐쇄된 국가는 도태되고 맙니다. 가까이는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서구기술을 받아들이지 않고 교역을 거부한 조선은 쇄국정책을 택합니다. 열강들과 무역을 하고 기술을 습득한 일본의 군사력에 조선은 강제합병 당하게 됩니다. 999차례의 외침을 막아내었다는 자부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주는 위기가 아니라 해법일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지구는 하나인데, 내 땅 안에서만 국경을 걸어 잠그면 과연 안전할 수 있을까요? 거대한 공장의 나라 중국을 전 세계가 견제하지 않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까요? 전 세계 일일생활권이 된 지금 인류는 종과 땅을 가를 것이 아니라, 어떻게 융합하고 하나가 될지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잊고지냈던 우리의 문제와 해법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해준 저자와 번역하여 출간하여 주신 메디치미디어에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