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토록 당신사랑 노래하리다
스콧 한 외 지음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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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장정의 자극적인 표지가 맘에 안 들어 책을 놓아두고 며칠을 방치하다 다시 든 그날 새벽에야 잠들수 있었다.

 

말 그대로 책속으로 빠져들어간다는게 바로 그거구나 그렇게 생각되었다.

 

비젼과 희망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던 이 책의 저자커플인 장로회신학자 부부. 

어느날 신랑인 Scott Han 목사는 그가 가르치던 고등학생의 "오직 성서만으로~"라는 교리를 성서 어디서 찾을수 있을까요?" 라는 짖궂은 질문을 받고 그 해답을 찾아주러 나선다.  하지만 그 해답은 막연하기만 하다가, 어느날 살짝 그의 앞에 다가오고, 그 해답을 잡으려 하면 어디론가 토끼처럼 도망간다.   그 토끼와 같은 해답을 붙잡으면 그의 미지의 장소에선 그가 알고 있던것은 다른 모습으로, 그리고 그가 전혀 모르던 세계가 펼쳐진다.  결국 그는 금단의 열매를 따먹게 된 것이다. 

천주교가 틀렸음을 밝혀 장로회의 올바름을 증명하려던 그는 어느날 자기도 모르게 천주교를 옹호하던 자기를 알아채곤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러나 이미 진리를 찾으려는 그의 목마름은 걷잡을수 없다.  

교황이 틀렸음을 증명키 위해 동방정교회의 교리를 공부한다. 

이후 성모교의를 거부하기 위한 이론을 얻기 위해 우연히 습득된 묵주를 들고 깨달음을 달라는 지향을 하며 묵주기도를 시작한다.    킴벌리여사는 성모님께 이렇게 첫번째 화살기도를 보낸다.  "제발 우리 남편이 당신의 기념물(묵주,성화)로 집안을 장식하지 못하게 해주세요"  이 두가지 대목에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희극이면서 비극이었다.  갈라져버린 교회의 형제자매들에겐 이토록 넘지 못할 태산과도 같은 장벽이었다.   로마교회에 대한 강한 비판정신과 실천을 모토로 삼는다는 그 순간에 이들의 손엔 묵주가 들려져 있었고, 중재자 마리아를 불렀지만,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아니, 이를 인정했을때 스스로 무너지고 버려야 할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일까.

 

천주교인들과 함께 생명운동을 벌이는 아내 킴벌리씨는 이른바 천주학쟁이들 (Romanist)과도 겉으로는 우호적으로 지내고 있었지만, 천주교의 부름이 가정으로 유입되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도 강력히 거부한다.  

스코트목사는 아내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영국국교회 이야기를 꺼내지만 킴벌리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쏟는다.  이미 킴벌리는 남편의 여정이 영국국교회에서 끝나지 않을 것을 직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스코트는 킴벌리가 흘리는 눈물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 빠져들어가는 스코트 그로 인한 걷잡을수 없는 부부의 갈등. . . 정녕 예수는 화평이 아니라 검을 주러 온 것일까?   이후 킴벌리를 휘어감싸기 시작하는 고통의 신비들.
이들 부부의 심리묘사는 너무나도 치열하고 솔직했다. 

머리로는 받아들인다, 그러나 가슴은 거부하고 있다.   가슴은 받아들이지만 머리가 거부한다.   머리와 가슴이 받아들여지지만 결단을 할수 없다.  결단해야 하는 순간에, 지금까지 지내온 그 모든것이 안타깝다.  그래서 너무 슬펐다.  그냥 오손도손 유명한 목사부부로 남고 돈과 명예가 따라올텐데, 그냥 덮어두고 있지.   스코트가 찾아간 동네 신부님조차 "그냥 좋은 장로교인으로서 남아라" 라는 충고가 차라리 이들을 위한 배려였을 것이다.

 
그 책을 다 읽고서야 책의 장정이 의미하는 바를 깨달을수 있었다.   

천주교를 연구하는 부부의 여정은 탐정소설에서 시작되었지만 이내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 공포소설로, 그리고 결국에는 아름다운 로맨스 소설로 끝마치게 되었노라며.

이 책을 읽고 개운하지만은 않았다.   그들이 천주교를 접할때 보였던 이중잣대와 자기속임은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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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토록 당신사랑 노래하리다
스콧 한 외 지음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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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벌리(아내)가 몰랐던 것은 그당시 나의 추적행로가 성공회에서 끝날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내게 그럴 자신이 없었다는 사실이다.-80쪽

킴벌리가 재빨리 대꾸했다. "성공회 신자가 될수는 없나요?"
가톨릭 신자가 된다는 것은 성공회 신자가 되는 것보다도 더 두려운 그 무엇이 있어 결코 가톨릭 신자가 될수 없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었다.-93쪽

그 책은 단순하면서도 이치에 맞는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 사실은 오히려 나를 화나게 했다. 가톨리시즘은 그렇게 조리있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120쪽

킴벌리, 왜 너 자신을 버리지 않느냐? ... 왜 식탁에 나오지 않는가? 이번 사순절에 너 자신을 버리는게 어떨까?-2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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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영원히
김 안토니오 지음 / 동진T.TNP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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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인들의 이성을 신뢰하진 않았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바꾸게 만든 책이다.

진리에 대한 확신에 따른 실천, 자유의지에 이끌린 성령에로의 인도라는게 과연 가능할런지도 의문이었다.

두 할머니의 밥상머리 신앙으로 자라나 목회자에 준하는 성서실력을 갖추었던 저자가 자유의지로 회심한뒤 자기의 개종사실을 모른채 돌아가신 두 할머니에게 보내는 진솔한 편지.

자신의 친정인 장로교에 대한 애정을 감추고 있지 않으며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사랑이 딱딱하고 이성적인 서술속에 녹아 있다.

거두절미하고 천주교신자라면, 예비자라면 누구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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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미사곡 - 그레고리오 성가
스트라스부르 대학 그레고리안 성가 연구소 합창 / 샴스미디어 / 199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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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것을 테입버젼으로 갖고 있는데, 최근 mp3 플레이어를 갖추기 위한 음원을 확보하기 위해 CD를 신청했다.   하루빨리 품절상태가 풀리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가톨릭서점같은데 가서 꽤 비싼 가격을 주고 사야할지도 모른다.

이것들은 전세계 가톨릭신자들에게 애창되고 자주 봉헌되고 있는 성가곡들이다.

천사미사곡(Missa de Angelicus) 역시 제2차바티칸공의회 정신에 의하여, 교회에서 요청하고 있는 기본언어인 라틴어와 그레고리오선율에 전 신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수 있게 적합한 곡이다.  현대식기보법으로 적혀진 단성악보와, 시각악보까지 소장하고 있는 본인은 그런 점에선 행운이라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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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군 2009-01-14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좋으면 뭘하나요 품절이라는데....
 
전례의 정신
베네딕토 16세 지음, 정종휴 옮김 / 성바오로출판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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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라칭거 추기경이 교황에 서임되었다고 했을때 걱정이 앞서긴 했다. 

역대 교황누구보다도 화합과 평화를 이야기하며 지구를 수십바퀴를 순회하던 요한바오로2세만큼의 역할을 해낼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베네딕토16세의 행보는 그의 출신국 및 전력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을 당황시키기도 하지만, 일종의 진골출신의 교황으로서 거리낄것없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는 추기경시절에도 원칙을 앞서는 예외가 가져올 폐단에 대하여 강력한 경고와 우려를 표명한바 있다.  포괄주의를 견지하면서도 수정주의와 애매한 화합주의가 가져올 정체성의 상실은 날라리 평신도인 나도 사실 걱정스럽다.

특히 한국의 경우 급증하고 있는 교세는 그렇다쳐도, 복음주의가 판치고 대중가요같은 성가가 봉헌되고, 라틴어는 화석언어로 변해가고 있는 현실에 정말 정신차리라고 찬물을 끼얹고 계신 베네딕토16세의 주장들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다시 말하면, 그는 근본주의로의 회귀가 아니다.  올바른 의미에서의 포괄주의, 근본정신을 견지하는 가운데 융통성을 부여하는 전례정신을 주장한다는 데에서 정당하다 볼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 아쉬운 것은 문단나누기좀 해 주었으면 하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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