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쪽에서 세계 작가 그림책 8
로랑스 퓌지에 글, 이자벨 카리에 그림, 김주열 옮김 / 다림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는 높은 벽이 설치돼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와 북한 사이에도 철조망이 놓여있다. 어린이들이 보기에 이런 철조망을 둔 벽은 어떤 곳일까? 로랑스 퓌지에의 글 '다른 쪽에서'는 한 소년과 한 소녀는 서로를 볼 수 없는 높은 벽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공이 바로 대화의 수단이다. 이쪽 담장 아래서 심심해하던 한 여자아이는 친구들을 기다리다 화가 나서 공을 뻥 차버린다. 그런데 그 공이 하필 저쪽 담장으로 넘어간다. 반대편에서 놀던 한 남자아이는 자기 쪽으로 넘어온 공이 신기하다. 그렇게 서로 공을 주고 받다가 공에 그림을 그려 이름과 나이를 적는다. 그렇게 아이들은 대화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왜 이런 벽이 설치돼 있는지, 왜 이 벽 너머의 사람들과 만날 수 없는지는 잘 모른다. 어른들처럼 복잡하지 않다. 그저 함께 놀고 즐길 뿐이다. 이 책은 아이들의 눈과 마음으로 서로 다른 문화, 언어 등 이런저런 장벽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어쩌면 소통은 이런 단순한 시각에서 출발하면 쉬운지도 모르겠다. 책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결국 담장은 무너지고 벽을 사이에 둔 아이들은 서로 만난다.

우리 사회에 정말 필요한 해법이다. 우리 나라 안에서도 이웃간, 계층간, 세대간에 얼마나 많은 격차가 있고 갈등이 있나? 그리고 우린 통일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할 책임도 있다. 이 작은 책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 어떻게 나와 다른 이웃과 소통해야 하는지,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벽을 허무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작은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림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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