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
이동진.김중혁 지음 / 예담 / 2015년 2월
평점 :
이동진이란 사람에 대해 안것은 오래 전이지만 그가 이렇게 훌륭한 인물인지 알게 된지는 오래 되지 않았다. Otvn의 비밀 독서단을 통해 만난 이동진이란 존재는 책읽기에 잠시 지쳐있던 내게 소중한 활력소가 되었다. 그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겸손했고, 달변이 아닌듯한 말투를 가지고 있었으나 매체를 통해 만난 그 누구보다 훌륭한 말솜씨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인간적인 매력에 더해 그의 책 해석 또한 매우 다채롭고 풍부했다.
이런 그를 더 만나보고 싶어 팟케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 중 내가 이미 읽었던 책을 다룬 에피소드를 모두 들어 보았다. 머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그리고 이 책,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을 샀다. 그리고 이 2차 창작물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이 책에 소개된 책들 중 읽어보지 않은 책을 모두 읽었다. 그 후에야 이 2차 창작물을 읽을 수 있었다.
책을 구입하기 잘했다. 팟케스트 속에서는 그들의 이야기 속도에 내 이해 속도를 동기화 시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책은 다르다. 내 독해 속도에 그들의 이야기 속도를 동기화 시킬 수 있다. 거기에 시간이란 여백을 가질 수 있기에 그들이 나누는 책을 직접 찾아보며 읽을 수도 있었다.
긴 시간을 두고 책을 모두 읽은 후 느낀 감상의 첫번째는 이 책의 진정한 가치가 이동진과 김중혁의 책 해석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동진과 김중혁의 책 해석은 인터넷의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만한 해석이다. 요즘은 수 많은 서평 책이 쏟아지고 있지 않은가? '책 해석'이란 측면에서 살펴보면 이동진과 김중혁의 해석이 다른 서평보다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는 뚜렷한 근거는 찾기 힘들다. 이 책의 진짜 가치는 이동진과 김중혁의 책 해석에 있지 않다.
그 수많은 서평보다 이 책이 구별되는 까닭은 이 책이 한명이 아닌 두명의 대화로 쓰여졌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어떻게 대화하는지, 어떻게 나누는지, 어떻게 상대의 의견을 긍정하고 때로는 부정하는지, 그리고 그 동안 어떻게 그들이 책 뿐 아니라 서로를 더욱 깊이 발견하고 있는지. 이것들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하나의 책을 읽고 서로 나누는 과정의 이상은 이것이 아닐까? 사담으로 흘러가지 않고 책이 마련한 길을 끝까지 따라가면서 나와 다른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보지 못한 내용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자신의 이해를 더욱 풍요롭게 하며, 나아가 마침내 나와 얘기를 나누는 상대를 더 깊이 발견하는 것. 거기에 우리는 간절히 가닿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