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마징가 담쟁이 문고
이승현 지음 / 실천문학사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 <안녕, 마징가>는 청소년 소설다움이 풍겨져 나온다. 지은이 이승현은 1977년 출생, 올해 실천문학에 단편소설 ‘그러니까 늘 그런’ 으로 등단했다. 2009년까지 학교 다닌 기간, 군대 복무한 시간을 빼고는 공장에서 살았다. 공장에서 살던 도중 잠깐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동했으나 4승 8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잠깐 동안 출판 관련 일을 하다가 현재 장애인 활동 보조인으로 일하고 있다.

<안녕, 마징가> 책 제목이며 책표지의 그림은 어릴 적에 텔레비젼에서 보았던 만화영화를 상상케 하였다. 책에서 '마징가'는 주변머리만 남은 대머리의 외모와 성이 합해 붙여진 담임교사 '마정구'의 별명이다.

p. 11 - 담임선생의 머리를 보면 한가운데는 대머리였다. 거기에 좌우 주변머리가 삐죽하니 솟아올라 정말 마징가와 비슷했다.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 찍인 '김정민'은 고교 시절 마지막 학기를 남기고 담임 '마징가'에게 떠밀리다시피 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에 취업하게 된다. 정민은 담임과 학교로부터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며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지만 처음 생각과 달리 공장일은 녹록하지 않다.

p. 23 - 급여는 여덟 시간에서 열두 시간 정도 이해서 출퇴근 시 50만원 숙식까지 할 때 40만 원이었다. 숙식으로 10만원이 빠진다고 해도 당시 집에서 얻어 쓰던 한 달 용돈이 차비를 제외하고 만원 정도였던 것을 생각하면 거액이라 할 만한 돈이었다.

학교 울타리를 떠난 정민은 공장에서의 새로운 일과 환경을 경험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앳된 생각을 벗으며 성장해간다. 어느새 자신이 예전과 다른 큰 세계 속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정민은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자신을 둘러싼 사람과 사물 간의 유기적 관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p. 70~71 - 걸어서 둘러보는 공장은 꽤 넓었다. 그냥 보통 걸음으로 걸어만 다녀도 한 바퀴 도는데 15분은 걸릴 것 같았다. 반장에게 받은 안전교육 때문인지 보는 기계들마다 무시무시해 보였다.

그런 와중에 상사인 강 조장의 안전사고를 목격하고 하고 정민은 일대 충격에 휩싸이며 육체적·정신적 성인식을 치르게 된다. 이렇듯 '안녕, 마징가'는 갓 '허물벗기'를 마친 주인공 정민 또는 우리가 그간 알고 있었던 몸집에 맞지 않은 시절의 껍데기를 향해 고하는 성장통 얘기를 담고 있다.

p. 90~91 - 놈들 뒤에선 선배가 팔짱을 끼고 뭐라고 소리를 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좀 엉뚱한 상상을 했다. 야릇한 가죽옷을 입은 선배가 채찍을 휘두르며 매우 치라고 호통 치는 모습을. 갑자기 몸의 수분이 증발하는 것 같았다. 나는 머리를 흔들며 영상을 지우고 눈앞의 오피탈 작업에 몰두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제목에서 어릴 적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만화영화를 생각했는데 그 상상과는 다르게 담임선생님의 별명에서 나온 단어이기에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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