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섬길여행 - 도보여행가 유혜준 기자가 배낭에 담아온 섬 여행기
유혜준 지음 / 미래의창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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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섬길 여행을 접하면서 작년 조카의 군 생활을 하는 곳이 생각났다.

조카의 면회를 가기 위해 해안가를 옆으로 난 도로에 자동차로 달리고 있지만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야말로 너무 멋졌다.


이 책의 지은이 도보여행가 유혜준 기자가 여자의 몸으로 가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런 매력에 여행을 다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진도라는 섬을 도보 여행지로 정한 유혜준 기자는 이곳을 여행지로 마음먹은 후 가장 가고 싶었던 곳으로 운림 산방을 꼽았다. 소치 허련 선생이 49세에 낙향하여 기거하면서 그림을 그렸다는 소치 화실이 있는 곳. 혹시나 체험관광이라는 미명 하에서 운림산방에서 하룻밤 잘 수 있으려나 인터넷을 검색하였으나 그런 프로그램은 없었다.

운림 산방의 툇마루에 앉아서 살펴보니 마당이 넓고 정갈하다. 공들여 비질을 한티가 난다. 소치 선생의 화실이었다는 운림산방 앞에는 연못이 있었다. 짙은 초록빛 연잎들이 연못 위에 덮개처럼 깔려 있고 그 위로 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 진다.


책의 중간 중간에 설명과 함께 멋진 풍경의 사진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사실감이 더해져 꼭 직접 가본듯한 상상을 펼쳐 보게 된다. 운림 산방도 언젠가 한번 가보았던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흔히 하는 자동차나 관광버스에 단체로 하는 여행이 아닌 도보 여행이기에 그런지 소소한 것까지도 세심하게 사진을 찍고 글로 표현해 생동감이 더해졌다.


진도의 섬이 운치가 좋은 산들도 많고 특산품이 구기자이며 홍주가 유명하고 진돗개도 유명하다. 빨간 열매가 햇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땀스럽게 잘 익었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으려니 옆에서 챙이 큰 모자를 쓰고 구기자 따던 할머니 한 분이 찍기 좋으라고 구기자 가지를 들어올려 주신다. 열매가 많이 달린 것으로 골라서.


시골의 정이 물씬 풍기는 풍경이다. 책속의 사진을 거의 풍경사진으로 찍었지만 일기형식으로 쓰여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작정 길만 걷는 것이라면 도보여행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은이가 했듯이 유혜준 기자가 걸으면서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더 의미가 큰것 같다. 사람이 있기 때문에 길이 생긴 것이고 사람이 걸음으로 길은 길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일상에서 많이 접하는 풍경들이 글로 사진으로 되어있어 더 친근하게 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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