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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사 3 - 야스쿠니의 악몽에서 간첩의 추억까지 ㅣ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3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7월
평점 :
이 책의 몇부분을 발췌해서 감상을 적어보았다. 처음 읽는 현대정치 이야기였기 때문에 정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지만, 나름대로의 해석을 해보았고, 다른 관련 서적을 통해 많은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싶다.
P21[ 경제 발전 칭찬하려면 우간다와 비교해야 = 박정희 찬양론의 핵심은 경제성장이다. 만약 우리가 경제만 잘되면 다른 것은 볼 것 없다는 경제지상주의에 기대어 박정희의 군사반란과 헌정질서 파괴, 인권 유린과 정보정치를 용인한다면,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를 비판해서는 안된다. …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짓밟고 군사반란으로 집권한 박정희는 처음부터 민주주의의 발전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확대하는 일은 꿈꿀 수 없었다. ]
이 부분의 글을 읽고 나의 목구멍에 가시가 빠진 듯 했다. 박정희를 지금까지 미화 시켜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경제성장 부분을 왜 비판할 수 있는지 말해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특히 ‘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은 같이 추구할 수 없는 목표인가’ 라는 한홍구씨의 부르짓음 속에서 시원한 해답을 찾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바로 박정희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남한 주사파의 비극과 희극-(p53)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간첩의 추억)-(p195)
–20 세기형 민족주의자 김일성 (p253)
현대 정치의 많은 부분이 민족 분단에 관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서조차 바로 나의 곁에 이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 얼마 전에 입대한 사촌동생을 보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가 (혹 다른 이들 또한 각자의 위치에서 중요한 일을 하다가) 하루 700원 밖에 안 되는 돈을 받고 토할 때까지 훈련 받는 걸 보면, (심지어 배운 것을 다 잊어버리고 온다)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몸 건강히 잘 있다가 오라는 말밖에.. 이와 관련된 문제는 또 다음 사항에서 말할 것이므로 짧게 넘어가겠다. 뭐 이런 문제 뿐 아니라 이데올로기로 인해 간첩으로 오인 받아 인생 끝장난 사람들, 또 간첩들. 분단되어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슬픔 등.. 민족 분단으로 겪게 된 아픔이 어디 한 두 가지랴.
무엇이 문제인가? 주체사상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 북한이 이를 받아들였던 이유. 김일성은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 서로 엇갈리는 반응들.. 이런 것들에 대해서 책의 앞 뒤 내용을 가지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몇자 적어보겠다.
주체사상. 나의 머리 속에서 정리된 말로 표현하자면, ‘김일성(북한)의 특수한 이론이 녹아있는 공산주의 체제’ 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에 와서야 공산주의(사회주의)만으로는 국가가 유지되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전의 이론들로만 보아오던 공산주의는 이상적이고 인간다운 사회를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될 최상의 이데올로기였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폐단을 더 잘 알고 있던 이들이 만들었기에, 공산주의가 더욱 완벽한 유토피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실험적으로 밝혀졌다. 구 소련과 동유럽국가의 몰락과 북한의 경우를 보면 알 수 가 있다. 패배의 요인은 인간의 본성이 있다. 자신의 것을 더욱 더 갖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 그것에 이유가 있는 것이다.
더 열심히 일해도 제 몫을 더 챙기지 못한다면, 누가 다른 사람보다 열심히 일 할 것인가. 경쟁을 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인데, 그 본성에 역행하는 이념은 제 빛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것을 북한 자신이 직접 실험한 것이 아닐까. 의도는 분명 지금과 같은 결과를 원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지금 시행하는 것들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결합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은 국가가 채택하고 있고, 우리나라 또한 복지라는 이름으로 사회주의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복지의 정도의 문제에 따라 사회주의만 사용했던 나라들의 문제점이 다시 보여지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양을 조절해가며 나라를 운영해가고 있다.
P56 [ 사람들은 원전 속에서 저 광주의 학살자를 몰아내는, 모순에 찬 자본주의를 일거에 해결하는 비법이 있으리라 기대하며 몇 번씩 복사해서 글자가 뭉개진 책을 몰래 돌려보았다]
우리나라에 주체사상이 들어온 배경이 이러했다. 어떤 사상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그 것을 보안해줄 만한 사상을 들여오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때 나타난 것이 북한의 주체사상 이었나 보다. 이론적으로 완벽해 보여도 막상 적용에 실패한다는 것을 지금의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P258 [ 항일무장투쟁 시절 이래 김일성의 꿈은 조선 민족 누구나가 쌀밥에 고깃국을 먹는 것이었다. 쌀밥에 고깃국은 김일성에게는 사회주의 완수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P259 [ 김일성은 이북의 경제난과 인권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 한 가지 분명히 해야한다. 친일파와 그 후예들이 김일성의 항일투쟁을 깎아내리는 일만큼은 용인돼서는 안된다. … ]
P266 [ 나중에 비록 왜곡됐을지언정, 그가 세운 나라에는 분명 동학 농민군의 꿈과, 의병과 독립군의 꿈과, 항일 빨치산의 꿈이 담겨 있었다.]
김일성은 독립 투사였다. 이 부분은 많은 역사학자들이 인정하는 부분이다. 민족을 위한 일을 하겠다는 다짐으로 공산주의를 택하였다. 그것이 최선의 선택인줄 알았다. 나는 이해가 된다. 그때 공산사회를 선택하였던 그의 심정과 강렬한 민족재건의 의지를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결국엔 공산사회가 성공 할 수 없고, 그것을 알기위한 실험대상이 된 것 밖에는 남은 결과물이 없다. 중간에 김일성 또한 많은 회의를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영역까지 오게 되었고, 자신들을 굳게 믿게 하기 위한 통치는 더욱 가혹해 졌을 것이다. 주체사상을 주입한다고는 하지만, 자신이 사는 꼴을 보면 그 사상의 결과가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을 테니까. 그래서 인권문제와 체제 유지에 문제가 생겨났을 것이다. (너무 개인적인 의견까지 들어와 버린 것 같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하는데 아직 깊이 있는 공부가 없는 나로서는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다.) ..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