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체 게바라 선집 2
체 게바라 지음, 홍민표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를 보기 전에 아무런 사전지식을 가지지 않고 접하였다. 그것이 도리어 아무런 편견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이끌어, 영웅이 아닌 진실된 젊은 청년 체 게바라를 알 수 있게 하였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때로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여 낭패를 당하기도 하는 솔직한 모습의 푸세 (애칭?). 난 푸세라는 이름이 좋다. (그 사람의 깊이를 더욱 알 수 있게 해주는 이름 같다.)

지금의 그가 있게 해준 라틴아메리카의 여행은 때론 행복하면서도 한편으론 슬프고, 또 불합리한 사회모습에 분노를 느끼기도 하면서 마침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일깨우게 한 첫 관문과도 같았다.

여기서 이번 핵심 과제인 주체성의 의미가 나타난다. 자신이 어떤 실천을 함에 있어 자유롭고 자주적인 행동. 그는 그의 주체성을 가지게 되는 첫 계기를 이 여행에서 찾게 된 것이다.

그는 달랑 오토바이 한대에 자신을 의지하고, 뜻이 맞는 벗과 함께 8000km에 이르는 꿈만 같은 라틴 아메리카 여행 길에 오른다. 이 책에서는 푸세를 영웅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여행에서 보여주던 그의 모습은 내가 가지고 싶어하던 내 모습 이기도 하였고, 그런 상황에 닥치더라도 과연 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존경할만한 작은 영웅의 모습이었다.

나의 삶을 내 것이 아니라 네 것이라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 그것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

누구도 자신만을 위하며 일평생을 살아 가진 않지만, 그 신념을 일생동안 행한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아내게 된 첫번째 계기의 여행. 이 뒤에 이어지는 또 다른 여행으로 한층 더 성숙하고, 사회의 모순에 맞서는 가운데 그는 혁명가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들은 왜 나와 달라야 하나. 같은 하늘아래 같은 공기와 물을 마시며 왜 어떤 이는 가난한 생활을 하고 또 한쪽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부를 지니는 것인가. 사회의 불합리와 모순을 이해 할 수 없다. 혼자서 감당하긴 어려운 이 문제를 용기와 희망 열정의 해답으로 풀기로 마음 먹는다. 그는 그가 해야 할 일을 찾아낸 것이다. 이것은 주체성의 확립을 말한다.

그는 나병환자가 있는 곳에 가게 된다. 나환자들과 정상인들을 가로막고 있는 강을 헤엄쳐 건너는 부분에서 그가 일생동안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삶을 원하고 있는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임에도 내가 망설임 없이 대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 질문이 일생동안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임을 알려준다.

지금 확실한 대답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대략적인 해답은 찾아놓은 상태이다. 나의 이상, 나의 꿈을 위해 오늘도 한걸음 더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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