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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반쪽사 - 과학은 어떻게 패권을 움직이고 불편한 역사를 만들었는가
제임스 포스켓 지음, 김아림 옮김 / 블랙피쉬 / 2023년 3월
평점 :
유럽의 유명 과학자들은 줄줄이 이름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떠오르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 그 외 비유럽 출신의 세계적인 과학자는 내겐 기억해 내기조차 어렵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정말 근대과학은 유럽의 산물인 것일까? 이 책은 단호히 ‘아니다’라고 말하며 근대과학의 역사에서부터 현대 과학까지 큰 영향을 미쳤지만 서구 열강에 의해 가려진 비유럽의 공헌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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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계몽주의의 시대는 제국의 시대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나는 제국과의 연관성은 폭력이나 그의 따른 착취와 함께 계몽주의 과학의 발전을 가장 잘 설명해 준다고 생각한다. 이 점은 18세기의 가장 중요한 두 학문인 천문학과 자연사 분야에도 해당된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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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수많은 사례를 소개하며 근대에도 비유럽 출신의 전 세계 학자들과 토착민들이 꾸준히 수집과 연구를 진행하고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겨두었으며, 기존 가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법을 제시했다는 것, 즉 유럽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미 진보된 과학 기술을 가지고 학문적으로도 뛰어났다는 사실을 세세히 알려준다.
그들의 영향을 받아, 그들의 존재가 있었기에 과학의 발전이 가능했었다. 놀라웠던 점은 이러한 사실들이 널리 알려지지도 않고 교과서나 위인전은 물론 그 어디에서도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인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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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페르니쿠스, 뉴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자들 또한 비유럽 학자들의 기록과 연구에 의존해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유럽은 신대륙의 다양한 학자들과 토착민들의 지식에 의존했고, 관련 기록과 이를 통한 발전은 오로지 ‘유럽만의 것’이 되었다.
저자는 근현대 과학의 발전이 결코 고독한 유럽의 천재 과학자들이 독자적으로 이끌어간 것이 아니고 전 세계의 문화적 교류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말하며, 서구 열강에 의해 파괴되어 사라지거나 묻혀버린 과학의 역사를 짚고 널리 알려진 ‘유럽이 근대과학의 시초이자 주역’이라는 잘못된 관념을 바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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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러한 역사의 유산을 단순히 무시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살펴야 한다. 과학의 미래는 결국 그것이 전 세계적으로 발전했던 과거에 대한 더 나은 이해에 달려 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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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껏 무시당했던 과학사를 조명하고 이를 교훈 삼아 신냉전 그리고 기후 위기 시대인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과학 기술의 행보에 주의를 기울이며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근대 과학의 발전에는 늘 식민지 그리고 노예제와 같은 착취의 배경이 깔려있고 불평등한 힘의 균형 속에서 진행되어 지금까지도 그 성과는 기울어진 채로 기억되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는 유명한 말처럼, 정확히는 왜곡되지 않고, 숨김없는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근대사의 패권 전쟁의 중심에는 늘 과학과 기술이 있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저자의 경고를 새겨들어 우리는 국익이나 우리 민족이 아닌 전 세계의 평화와 인류 공동체를 위해 협력하는 동시에 과학 기술이 ‘무엇’을 위한 수단인지 파악하고, 위협이 되진 않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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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왜 근대 과학에서 유럽 출신 학자들이 업적을 남길 수 있는 인물이 되었는지’에 대해선 깊게 생각해 보거나 의문을 제시하지 않았던 나 자신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졌고 이런 책을 써주신 저자께 감사드리고 싶다.
참고 문헌까지 총 500쪽이 넘는 벽돌책이지만 시대별로 패권의 흐름에 따른 과학의 발전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고, 그 사이사이 숨겨져 있던 진실과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정말 재밌게 읽었다.
잊혀진 과학의 반쪽사와 현시점에서 바라본 앞으로 남겨질 과학사까지, 그리고 그 모든 역사를 책임져야 할 인류에 대한 통찰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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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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