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 1928, 부산
무경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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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일자본가를 아버지로 둔 천연주는 사고로 인해 누군가의 부축이 없으면 이동이 어려울 만큼 허약한 몸을 가지고 있다. 한때 생기발랄한 여고생이였던 그녀에게 무슨 과거가 있던 걸까? 그녀의 곁에는 귀족의 흔적이 몸에 베인 벽안의 금발여인 야나, 말은 없지만 강한 보디가드이자 시종인 강 선생, 이 두 명이 늘 붙어 다닌다.

 

 요양 차 부산으로 향하는 기차 안을 시작으로 부산에 도착한 뒤 벌어진 일들까지,

- 프롤로그

- 마담 흑조는 매구의 이야기를 듣는다

- 마담 흑조는 감춰진 마음의 이야기를 듣는다

- 마담 흑조는 지나간 흔적의 이야기를 듣는다

- 에필로그

 이 네 가지 장으로 이뤄진 가제본판은 세 가지 이야기만으로도 본편이 어떨지 궁금하다. 과연 센다 아카네로 살아가는 천연주는 어떨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 그녀가 운영하는 다방은 어떤 곳이며, 그녀가 사모했던 과외 선생님과의 조우는?! 그리고 셜록 홈즈 속 모리아티 교수와 같이 등장한 아름다운 남성은 누구이며 그와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

책을 읽으며 작가 분이 식민지 조선에 대한 배경 지식이 탄탄하다는 것, 부산 토박이로서 사투리를 쓰되 읽는 이들이 이해하는데 전혀 어려움 없이 전달을 잘 해놓았다는 것, 그리고 캐릭터 설정이 분명하여 해당 글이 영상화된다 하더라도 무리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첫 장을 읽으며 좋아하는 영화인 <빅피쉬> 속 명대사가 떠올랐다. 매구의 목소리를 빌어 사건을 해결한 연주를 보며

- 때론 초라한 진실보다 환상적인 거짓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그것이 사랑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이라면

"시로라는 자, 완전히 넋이 나가서 중얼거리더군. 센다 아카네는 사람이 아니라고, 요괴 사토리라고 말이야. 죠씨, 사토리가 뭔지 아나? 사람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읽어내는 요괴야. 웃기지 않나? 범인에게 명탐정은 마치 요괴처럼 보이나 봐." - P153

"스스로 탐정이라 칭한 적은 없습니다. 제게는 다른 이의 곤란한 사정 이야기를 청해 듣길 좋아하는 기벽이 있는데, 그것이 이상하게 알려진 모양입니다. 곤란함을 듣길 좋아하는 버릇과 곤란함을 해결하는 모습은 비슷해 보여도 엄연히 다릅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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